독일 베를린에서 4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유럽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5'에 중국 전자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옛 '전자왕국' 일본의 전자업체들도 전열을 가다듬고 글로벌 시장 재공략을 노리는 모습이다.
◇중국 가전 '급성장' 확인
총 1651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IFA에 부스를 마련하고 제품을 전시한 중국 기업(홍콩 포함)은 총 659개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중국기업들은 IFA 전시장 2곳에 △차이나 브랜드 쇼 △차이나 파빌리온 등 2개의 중국관을 마련, '혁신적 기술, 영감을 주는 품질'을 모토로 적극적인 홍보 공세에 나섰다. 지난 4일에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유럽 소비자를 위한 별도의 리셉션도 마련했다.
![]() |
화웨이 전시장에서 관계자가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임동욱 기자 |
TCL은 홈시어터가 내장된 110인치 커브드 UHD TV를 비롯해 △퀀텀닷(양자점) TV인 QLED 2.0 △돌비비전 HDR △와이파이 내장 에어컨 등 최신 제품을 선보이는 등 이번 IF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장을 방문한 리동셩 TCL 회장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족적을 남길 준비가 됐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이얼은 자사 부스에 실제 '스마트홈'을 구현,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한국 기업들이 이번 전시에서 제시한 '스마트홈'이 단순한 컨셉 개념에 그쳤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부분이었다. 또 하이얼은 처음으로 OLED를 채택한 TV를 비롯해 105인치 5K 커브드 TV 등도 전시했다.
하이센스도 첫 OLED TV를 비롯해 자사의 차세대 퀀텀닷 라인인 ULED TV도 공개했다. 트리플존 트윈 쿨링 시스템을 적용하고 와이파이를 탑재한 냉장고 신제품도 선보였다. 창홍도 65인치 커브드 4K OLED TV를 공개했다.
화웨이는 첨단 카메라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폰과 기존 시계와 유사한 느낌의 원형 스마트와치를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중국 전자기업들은 전시장에서 제품 외 다양한 볼거리와 기념품 증정 등을 통해 관람객을 자사의 부스로 대거 끌어모았다.
한국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중국업체는 한국의 95% 또는 동등한 수준까지 따라왔다고 볼 수 있다"며 "아직 삼성이나 LG에 브랜드에서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분명한 격차는 있으나, 사물인터넷(IoT) 분야는 중국이 우리보다 훨씬 빨리 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가전 '재도약'
![]() |
IFA 2015 파나소닉 전시장 /사진=임동욱 기자 |
소니는 4K 스마트폰 외 특별한 신제품은 내놓지 않았지만, 전시장 전반을 '즐거움'이란 컨셉으로 연출해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가상현실 3D 게임 등을 즐기려는 관람객으로 전시장이 가득찼다.
파나소닉은 도회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전시장을 꾸며 주목 받았다. 파나소닉은 UHD 커브드 OLED TV를 비롯해 5.1채널 무선 홈시어터, 생활 소형가전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일본 스시 전문가를 초청해 즉석에서 스시를 만드는 시연 등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테츠로 홈마 파나소닉 가전담당 사장은 IFA 공식 미디어인 'IFA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까지 소비자 가전 매출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철저한 대비책 마련 필요"
이처럼 중국과 일본 전자기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분발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번 IFA 전시장을 찾은 이경수 주독일 한국대사는 "한국 기업들의 활약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그러나 중국과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을 볼 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여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