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 밥맛' 노리는 한중일 '밥솥 삼국지'


입력 : 2016.04.24 07:00
- ▲ (왼쪽부터) 쿠쿠 광고모델 김수현, 쿠첸 광고모델 장동건, 딤채쿡 광고모델 백종원 /각사 제공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밥솥 시장이다. 중국 국민 소득과 삶의 질 향상으로 기존 밥솥과 차별화한 프리미엄 밥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비즈니스정보포털에 따르면 중국 전기밥솥 판매량은 2012년 1억6809만대에서 2014년 2억7080만대로 2년 만에 61% 증가했다. 이 중 수입산 밥솥 시장 규모는 2012년 2083만 달러(약 236억원)에서 2014년 3128만 달러(약 355억원)로 50% 이상 늘었다.
- ▲ 백화점을 찾은 중국인들이 전기 밥솥을 살펴보고 있다. /조선DB
지난해 기준 쑤보얼, 메이더, 번텅, 지우양 등 중국 4개 업체가 중국 전기밥솥 시장의 56.3%를 점유했다.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은 22.7%였다. 쿠쿠, 쿠첸, 대유위니아 등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1%로 일본 뒤를 바싹 쫓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밥솥 수출물량은 2012년 509만 달러(약 58억원)에서 2014년 1480만 달러(약 169억원)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 기업의 2014년 밥솥 수출액은 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900만 달러 이상 차이가 나던 두 나라의 수출액이 불과 2년 만에 20만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최근 3년 국내 밥솥 업체들의 중국 수출액은 연평균 60%씩 증가했다”며 “이런 추세를 감안한다면 올해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제공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전기밥솥의 주 소비층인 4~5인 가구가 줄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른바 ‘집밥’을 먹는 인구가 정체되거나 감소 추세에 있다”며 “국내 밥솥 업계가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韓밥솥업계, 스타마케팅·기술력으로 승부…김수현·장동건·백종원 ‘등판’
국내 제조사들은 IH(인덕션히팅)방식의 프리미엄 신제품과 스타마케팅을 앞세웠다. 쿠쿠는 드라마 ‘별에서온그대’로 ‘한류(韓流)’ 열풍을 일으킨 배우 김수현을, 쿠첸은 원조 한류스타인 배우 장동건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대유위니아는 쿡방(요리하는 방송)으로 유명한 백종원씨를 모델로 기용했다.
IH 압력밥솥은 하단열판을 가열해 내솥 위쪽으로 열이 전달되는 일반전기압 방식에 비해 전기코일에 의해 내솥 전체가 통가열되는 방식으로 열이 내솥 전체에 고르게 전달돼 밥맛이 좋다.
밥맛과 관련한 다양한 특허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쿠쿠전자는 올해 1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소비자 편의성을 갖춘 프리미엄 전기밥솥 ‘풀스테인리스 3.0 에코 클라시코’를 내놨다. 이 제품은 쿠쿠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2기압 초고압력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전기밥솥(10인용 기준) 대비 11% 높아진 압력과 강력한 화력의 조화로 찰진 밥맛을 구현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중국 아오란 그룹 임직원 6000여명이 일시에 이 제품을 구입하면서 품절 사태가 나기도 했다.
- ▲ (왼쪽부터) 쿠쿠 풀스테인리스 3.0 에코 클라시코, 쿠첸 명품철정 엣지, 대유위니아 딤채쿡 /각사 제공
대유위니아는 최근 프리미엄 IH 전기압력밥솥 ‘딤채쿡’을 내놨다. 이 제품은 밥알이 터지는 비율을 줄이기 위한 쌀알불림 기능과 밥솥 내부의 효율적인 열 전달 등 대유위니아의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제품 상단에 장착된 5인치 터치 LCD 스크린은 사람이 다가오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현지 유통망도 강화하고 있다. 쿠쿠는 국내 밭솥 업체 중 가장 빠른 2003년에 중국지사를 설립했다. 쿠쿠는 중국 내 쿠쿠 브랜드숍 직영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는 중국 홈쇼핑 1위 업체인 ‘북경유고우’ 채널을 통해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 ▲ 쿠쿠의 중국 상해 브랜드샵 개소식의 모습 /쿠쿠 제공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한국 밥솥 제품의 경우 현지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1.5배~3배 정도 비싸지만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 사후서비스(AS) 정책 제공 등으로 중국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며 “이미 제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국 제품들은 프리미엄급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 韓 밥솥 잘나가니 中·日 ‘제동’…18만원 밥솥 ‘샤오미’ 등장
중국 현지 업체들은 방어에 나섰다. 대표적인 기업은 스마트폰 제조사로 유명한 ‘샤오미’다.
샤오미는 지난달 ‘샤오미 IH 전기밥솥’을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스마트폰 ‘샤오미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어하는 기능도 있다. 또 쌀 봉투 바코드를 통해 200여개의 쌀 유형, 상표, 원산지 등을 인식할 수 있으며 이 인식에 따라 밥솥의 조리법이 달라진다. 무엇보다 999위안(약 18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는 30만~50만원 수준의 한국과 일본 전기밥솥 가격의 절반 이하다.
- ▲ 샤오미가 출시한 전기밥솥의 모습 /샤오미 홈페이지 캡처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샤오미가 18만원이라는 저가에 디지털 전기밥솥을 출시하면서 한국은 물론 일본 밥솥 업계까지 비상인 상태”라며 “다만 국내 제품이 중국 현지에서 프리미엄, 우수한 품질, 첨단 기술력 등의 이미지로 평가받고 있어 샤오미의 제품과는 시장이 겹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와 신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1918년 중국에 진출해 현지에 합자회사를 60여개 만든 파나소닉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 6만명의 직원이 있을 정도로 소형에서 대형 가전까지 많은 분야에 진출해 있다. 도시바도 1972년 중국에 진출해 오랜 기간 중국 전기밥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 (왼쪽부터) 일본 파나소닉, 도시바 전기밥솥의 모습 /각사 홈페이지 캡처
'가전_김치냉장고,공기조화 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LG에서 시작한 `초프리미엄 가전`... `중견 가전업계`로 확산 (0) | 2016.04.25 |
---|---|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 지배적 전망 (0) | 2016.04.25 |
대유위니아, 냉동실을 냉장실·김치냉장고로…'프라우드' 신제품 출시 (0) | 2016.04.25 |
롯데하이마트 대치점, '체험형 프리미엄 전문관'으로 변화 (0) | 2016.04.25 |
색다른 디자인 입힌 제품군 선봬…대유위니아 '무한도전' (0) | 2016.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