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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쿠쿠전자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쿠쿠전자가 개성공단 폐쇄 장기화 속 제품 생산 및 수출 차질 우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수출 비중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쿠쿠전자로서는 중국, 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 암초를 만난 셈이다. 여기에 공단 내 시설이 열 달 가까이 방치된 상황이어서 향후 떠안아야 할 직·간접적 피해도 무시 못할 상황이다.
◇개성공단 年 80만대 생산…공급 차질 우려에 '울상'
5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현재 개성공단 폐쇄(2월 10일)에 따른 대체공장을 국내에 3~4곳 운영하고 있다.
공단 문이 닫힌 뒤 부랴부랴 대체공장을 확보해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지만 규모와 인력 등을 감안할 때 생산량은 기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쿠쿠전자의 개성공단 공장에서는 연 평균 80만대 이상의 밥솥이 생상된다. 쿠쿠전자 전체 매출에서 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연간 밥솥 생산량은 400만대 수준인데, 이 중 20%를 개성공단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과 지난해에 각각 77만대, 84만대를 생산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공급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내수와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한류스타 김수현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도 벌였지만 뜻밖의 악재에 실적 개선 여지도 제한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쿠쿠전자의 고민이 깊은 부분은 수출이다.
쿠쿠전자는 2003년 중국시장 진출 이후 최근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공략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진출 12년 만인 지난해 매출액 300억원을 넘기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듯 했다.
다만 전체 매출에서 수출의 비중이 5% 내외로 낮아 올해 이 수치를 높인다는 목표로 사업계획을 짰는데, 그 와중에 예기치 못한 개성공단 악재를 만난 것이다. 아울러 개성공단 생산품 가운데 상당수가 수출용 밥솥이었기 때문에 해외시장 공략에 어려움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대체지 확보에 비용 지출…답답함 속 '입단속' 강화
쿠쿠전자는 현재 대체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제품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경남 양산과 인천, 중국 청도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120% 가동, 개성공단 미생산분을 만회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됐다면 들어가지 않았을 지출이 생긴 데다 올해의 경우 TV광고 등 마케팅 비용도 증가해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쿠전자는 개성공단 생산공장과 관련해 내부 입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재가동에 기약이 없어지면서 공장 내 시설·설비의 추가피해가 우려되지만 회사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해외시장 공략과 투자 등에 생길 부정적 영향에 대한 고려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개성공단 공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선 드릴 수 있는 말씀이 많지 않다"며 "어떤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현재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개성공단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수치로 집계되지 않는 시설물 훼손과 미생산분에 따른 피해가 클 수 있고 향후에도 투자대비 손해가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백을 줄인다 해도 생산라인을 정상적으로 돌리는 것과 대체공장을 운영하는 것에는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라며 "시장 외적요인으로 손쓸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어 당분간 경영상 부담은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eokyun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