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_김치냉장고,공기조화 外

"진격하라! 김장철 특수"…1.3조 시장 두고 딤채·지펠·디오스 '초박빙 김치 삼국지'

촛농불 2016. 11. 8. 18:17


 

"진격하라! 김장철 특수"…1.3조 시장 두고 딤채·지펠·디오스 '초박빙 김치 삼국지'

  • 박성우 기자

    입력 : 2016.11.07 10:29 | 수정 : 2016.11.07 10:42

  •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연간 1조3000억원 규모의 김치냉장고 시장을 잡기 위한 대유위니아(딤채), 삼성전자(지펠), LG전자(디오스)의 ‘김치 삼국지’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유산균 실험을 위해 김치를 비커에 넣은 모습 /조선DB
    유산균 실험을 위해 김치를 비커에 넣은 모습 /조선DB
    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김치냉장고 빅3’인 대유위니아, 삼성전자 (1,639,000원▼ 1,000 -0.06%), LG전자 (47,700원▲ 350 0.74%)는 메탈소재와 다양한 기능을 접목한 2017년형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10월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 정도의 짧은 김장철 특수 기간동안 연간 판매량의 60~70%가 판매되는 만큼 이 기간 가전업계의 마케팅도 집중된다.

    특히 지금까지 판매된 김치냉장고의 약 50~60% 수준이 교체돼야 하는 구형 제품이어서 가전 업체들이 교체 수요를 잡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 대유위니아·삼성·LG, 3사3색 신제품…직접냉각·메탈·유산균

    신형 김치냉장고를 내놓은 회사마다 강조하는 것은 ‘정온성(定溫性)’이다. 정온성은 김치맛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김치가 얼어 푸석해지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김치를 오래 보관하지 못하고, 금방 쉬게 된다.

    겨울철 김장김치를 땅속에 보관하는 전통 김장독의 원리도 정온성에 있다. 겨울철 땅 속에 묻힌 김장독은 냉기 유출을 차단하고 외부 공기 접촉을 최소화해 김장독 내부 온도를 땅속과 비슷한 0도~영하 1도 사이로 유지한다. 이렇게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전통 김장독의 김치 숙성·보관 원리다.

    대유위니아, 김치냉장고 2017년형 ‘딤채’ /대유위니아 제공
    대유위니아, 김치냉장고 2017년형 ‘딤채’ /대유위니아 제공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가전업체를 제치고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대유위니아의 2017년형 ‘딤채'의 키워드는 ‘오리지널 땅속 냉각'이다. 2017년형 딤채는 냉장고 내부를 냉각 파이프로 감아 직접 냉각하는 방식이다. 이 냉각방식으로 냉장고 내부 온도를 정밀하게 유지하고 수분 보존율을 높여 김치를 더욱 맛있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김치냉장고 ‘딤채 쁘띠’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딤채 쁘띠는 김치 보관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제품 테두리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해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삼성전자 김치냉장고 지펠 아삭 M9000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김치냉장고 지펠 아삭 M9000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기존 ‘메탈쿨링커튼’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메탈쿨링커튼 플러스’가 적용된 2017년형 ‘지펠 아삭 M9000’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김치냉장고 내부 바닥을 냉기 전달과 보존 능력이 뛰어난 금속 소재로 만들어 내부 온도 차를 0.3 이내로 유지하는 등 정온성을 확보했다. 올해 제품은 보다 냉기 토출구를 넓게 만들어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아도 냉장고 내 온도 편차를 줄여줘, 보관 온도에 민감한 김치의 맛을 지켜주도록 설계됐다.

    LG전자는 ‘유산균 김치 플러스’ 기능을 더한 2017년형 ‘디오스 김치톡톡’ 시리즈를 출시했다. 유산균 김치 플러스 기능은 김치의 보관 온도를 6.5도로 유지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온도에서는 일반 보관 모드와 비교해 김치맛을 살려주는 유산균인 류코노스톡이 12배가량 많이 생성돼 김치가 맛있어진다. 유산균 김치 플러스 기능은 LG전자가 김치 유산균 최고 전문가인 장해춘 조선대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LG전자, 2017년형 김치냉장고 디오스 김치톡톡 /LG전자 제공
    LG전자, 2017년형 김치냉장고 디오스 김치톡톡 /LG전자 제공
    동부대우전자는 최저소비전력을 구현한 김치냉장고 모델을 출시했다. 사용패턴에 맞춰 컴프레서 작동시간을 최소화하고 각종 센서로 최적의 절전 냉각시스템을 갖췄다. 스마트 냉각시스템은 온도 편차를 0.1도 이내로 줄여 최상의 김치 맛을 유지하게 했다.

    ◆ ‘포화는 없다’ 교체수요·스탠드형으로 성장…올해 130만대 전망

    김치냉장고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과 함께 국내 5대 가전제품으로 꼽힌다. 김치냉장고는 김치를 많이 먹는 한국에서만 거의 판매되는 독특한 가전 제품이다. 지난 2013년 전력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김치냉장고 가구당 보급률은 0.86대였다. 이후 조사 자료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0.9대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가구당 1대꼴로 김치냉장고가 보급된 만큼 교체 수요를 잡는 것이 시장 확대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유위니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김치냉장고 빅3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은 이달부터 김치냉장고가 성수기에 들어선 데다, 구형 김치냉장고 교체수요가 겹쳐 올해 시장 규모가 연간 132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는 지난 1995년 당시 만도(현 대유위니아)가 최초의 김치냉장고 딤채를 선보이고 나서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왔다. 김치냉장고 시장은 2013년 105만대, 2014년 110만대에서 지난해에는 120만대로 성장했다. 올해는 약 10% 늘어난 13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치냉장고의 대당 평균가격 약 100만원을 감안하면, 1조3000억원 규모의 시장인 셈이다.

     올해 9월까지 김치냉장고 스탠드형, 뚜껑형 판매 비중. /에누리닷컴 제공
    올해 9월까지 김치냉장고 스탠드형, 뚜껑형 판매 비중. /에누리닷컴 제공
    특히 제조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수요다. 10년 전에 팔린 대부분의 김치 냉장고는 위로 문을 여는 뚜껑형이었는데, 당시 구매자들이 문을 열고 닫기 편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와 뚜껑형 김치 냉장고의 판매 비중이 6대 4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인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에누리닷컴 관계자는 “허리를 굽혀서 김치를 꺼내야 했던 뚜껑형 제품보다 편의성이 뛰어난 스탠드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에너지효율 1등급 환급 제도에 따라 고가인 스탠드형의 환급액이 더 큰 것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가 인기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소비자보호연맹 사무총장은 “김치냉장고 제조사들은 김장철 특수를 공략해 3사3색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제품 할인이나 전기레인지·전기밥솥 등과의 결합상품, 카드사 제휴 등 다양한 혜택이 존재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제품의 성능과 혜택을 꼼꼼하게 비교해 현명한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