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19 03:00
[한국 기업들 脫중국]
- 제멋대로 '룰' 바꾸는 中정부
감언이설로 한국 배터리업체 유치, 작년부터 갑자기 제품인증 반려
- 전자업체 해외 거점 이동
삼성 스마트폰 절반 베트남서 생산, LG전자도 동남아·멕시코産 늘려
- 새 시장에 희망 있다
CJ E&M, 中매출 크게 줄었지만 동남아 뚫어 상반기 실적 증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올 들어 중국 투자 계획을 일제히 철회했다. 작년부터 중국 정부가 한국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인증을 미루는 데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가 오래가며 해결 기미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대신 삼성SDI는 헝가리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을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해 내년 상반기 가동할 예정이다. LG화학도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새로 짓고 7월부터 시험 생산을 하고 있다. 2020년까지 이 공장에 4360억원을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중국 공장 건설 계획을 중단하고 이달 중 헝가리와 체코 가운데 유럽 공장 입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지자체들이 공장을 유치할 때는 모든 편의를 봐주겠다고 경쟁을 벌이더니, 경쟁력이 뛰어난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이자 노골적으로 차별하기 시작했다"면서 "삼성·LG가 생산한 배터리 인증을 계속 반려한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 뷰티산업엑스포에 동남아·중동·아프리카 인사 대거 초청 - 지난 1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2017 오송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에 초청된 인도 측 인사들이 한 국내 화장품 업체 부스에서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매년 200~300명씩 단체로 참석하던 중국인 바이어가 이번 행사에는 50여명으로 줄어든 반면, 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바이어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신현종 기자
한국 기업들이 '제2의 내수 시장'으로 여기던 중국에서 썰물처럼 빠져나오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값싼 노동력을 보고 앞다퉈 중국에 진출했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미국과 유럽 소비 시장도 정체기에 접어들자 중국을 유일한 대안으로 여긴 것. 중국은 2003년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 수출국으로 부상했고, 2013년에는 전체 수출의 26%를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여기에 한류(韓流) 열풍까지 불면서 화장품·식품·유통 등 소비재 기업들도 중국에 공장을 짓고 유통망을 구축했다.
◇유럽·동남아·중동… 탈(脫)중국이 신시장 개척 기회로
중국 시장에서 밀려난 한국 기업들은 신시장 확대를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오송 화장품·뷰티 산업 엑스포'에는 매년 200~300명씩 단체로 몰려오던 중국 바이어가 50여 명으로 줄었지만 이라크, 이스라엘, 수단, 알제리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 바이어들이 처음으로 참여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도 각각 30명이 넘는 바이어가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한 화장품 업체 대표는 "탈(脫)중국 전략을 택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이전투구식 경쟁을 벌여온 측면이 있다"면서 "사드 위기가 오히려 중국 일변도였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해외시장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체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현지 식품 업체 3곳을 인수했고, 지난 7월에는 호찌민에 통합 생산 기지를 착공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뉴 아시아' 전략을 내세워 중국 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태국, 인도네시아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방송·영화 콘텐츠 업체인 CJ E&M은 지난해 한국 영화 전문 채널 tvN 무비스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설립했고 조만간 필리핀과 홍콩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CJ E&M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 중국 매출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동남아 매출이 급증하면서 해외 매출(1405억원)이 작년 상반기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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