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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에 도전한 다윗' 中企가전, 의류건조기 등 대기업 영역 침공

촛농불 2018. 1. 18. 07:29

'골리앗에 도전한 다윗' 中企가전, 의류건조기 등 대기업 영역 침공


김정유 기자 7시간 전

교원, OEM방식 의류건조기 10kg '일시불' 판매 
위닉스, 상반기내 공동개발 통해 의류건조기 출시 
코웨이는 의류청정기로 '주목', 상반기 국내 론칭 
단가 높은 대형가전 확대, 지속성장 위한 전략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생활가전 중견·중소기업(이하 중기)들이 대형가전 분야로 품목 확대에 나섰다. 공기청정기·정수기 등 그동안 주력해온 소형가전에 이어 의류건조기·세탁기 등 대기업 영역인 대형가전으로 분야를 넓히면서 전반적인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생활가전업체들은 다른 업체와 공동개발을 하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코웨이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공개한 의류청정기. (사진=코웨이)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활가전 렌털(임대)에 주력하는 교원그룹은 올 상반기 중 의류건조기 제품을 일시불 판매 방식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교원이 출시할 의류건조기 용량은 10kg 수준이다. 일반적인 의류건조기 용량이 8~9kg인 것을 감안하면 대용량인 셈이다. 그동안 정수기·비데 등 소형가전 렌털에 집중해온 교원은 지난해 안마의자, 올해 의류건조기 분야에 잇달아 진출하는 등 최근 품목 확대에 열을 올린다. 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등 여러 업체들을 OEM 협력사로 물색하면서 사업을 준비해왔다”며 “그동안 렌털사업에 주력해왔지만 의류건조기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없는만큼 일시불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위닉스(044340)도 올 상반기 중 다른 업체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의류건조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습기·공기청정기에 이은 새로운 품목을 추가하는 것. 위닉스는 지난 3년간 ‘마른 장마’로 제습기 판매가 부진하면서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미세먼지 이슈로 공기청정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반등을 일궜다. 올해는 의류건조기 출시로 생활가전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위닉스 관계자는 “아직 제품 기능 등 확정된 것이 없지만 의류건조기가 올해 전략 제품이 될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코웨이(021240) 역시 올 상반기 중 의류청정기 제품을 국내시장에 출시한다. 이 회사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산업박람회 ‘CES 2018’에서 처음 공개한 의류청정기 ‘FWSS’(Fresh Wear Styling System)’가 그 주인공이다. FWSS는 의류관리 기능에 공기관리 기술력을 접목, 제품이 설치된 공간 내 공기청정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FWSS는 올해 ‘CES 혁신상’도 수상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의류관리기 제품들이 시장에 있지만 FWSS는 공기청정 기능으로 차별화했다”며 “의류관리기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만큼 올해 영업에서도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유위니아가 이달 초 출시한 가정용 세탁기 제품 4종. (사진=대유위니아)
대유위니아(071460)는 이달 초 ‘위니아 크린 세탁기’ 브랜드로 가정용 세탁기 시장에 진출했다. 대유위니아는 드럼 및 일반 세탁기 4종을 동시에 출시하는 등 세탁기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에어컨과 김치냉장고에 주력해온 이 회사는 지난해 상업용 세탁기에 이어 올해 가정용 세탁기를 출시하는 등 최근 소형에서 대형까지 가전 품목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 이밖에 청호나이스는 중국 업체와 함께 새로운 대형가전 제품군 출시를 검토 중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올 상반기 내 관련 제품군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대형가전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생활가전 중기들이 늘고 있다.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소형가전 제품들로 입지를 다져온 생활가전 중기들이 시장 확장을 위해 의류건조기·세탁기·에어컨 등 객단가(인당 평균매입액)가 높은 대형가전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것. 최근 렌털을 중심으로 소형가전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려는 중기들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큰 돈을 들여 직접 제조에 나서기 힘든 상황인만큼 외부업체와 공동개발 하거나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등 부담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가전 제품들은 객단가가 높지만 생활가전 중기 입장에선 수익과 크게 직결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럼에도 대형가전으로 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다양한 소비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구성 갖추기’ 차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OEM 등을 통해 제품을 저렴하게 만들어 시장에 내놓은 후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며 “이제는 소형가전과 대형가전을 구분해 업체들을 분류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