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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의류건조기 판매량은 상반기에만 60만대를 훌쩍 넘겨 작년 전체 판매량(60만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건조기 시장에서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가장 먼저 국내 건조기 시장에 뛰어들어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제품 개발에 역량을 쏟아온 LG전자는 국내 건조기 시장의 6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가스식 건조기나 효율이 낮아 전기료 부담이 많은 건조기에서 벗어나 가전제품다운 고효율 전기 의류건조기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해 말에는 국내 최초로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해 효율과 성능을 한층 더 높인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상반기에는 대용량 건조기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건조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먼저 14㎏의 대용량 건조기 `그랑데`를 선보이면서 지난 5월까지 대용량 건조기 시장에서 60%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2분기에는 건조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배나 뛰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 용량과 비교할 때 활용도가 높은 14㎏에 신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고히 하면서 전체 시장을 넓혀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강 외에도 대우전자, SK매직, 대유위니아 등 중견업체들과 밀레 등 외국계 기업이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대우전자가 올 1월 말에 출시한 클라쎄 건조기는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량 5000대를 돌파했고, SK매직도 렌탈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 가전 브랜드 밀레는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국내 제조업체 건조기 가격보다 2~3배 이상 비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T1 건조기는 40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지만 다양한 건조 기능과 `향기 카트리지` 등 특허 기술에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가 많다.
가전업체들이 앞다퉈 건조기 시장에 뛰어든 것은 보급률이 10%에 불과해 향후 성장가능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가전업계에서는 건조기 시장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소비자들의 사용 후기 등 입소문을 타고 시장이 확대된 것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 대비책 등으로 사용자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제품을 찾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건조기 시장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II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글로벌 전기건조기 시장은 연평균 4.2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시장에서 LG전자를 비롯해 국내 가전업체의 건조기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예전부터 건조기가 세탁기와 세트로 구매해야 하는 필수 가전으로 여겨져 왔다"며 "최근 우리나라도 혼수에 건조기가 포함되는 등 필수 가전이라는 인식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