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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자회사 아닌 건강기업"…핵심사업도 과감히 정리…124년 필립스의 장수 비결
촛농불
2015. 6. 9. 07:35
이젠 전자회사 아닌 건강기업"…핵심사업도 과감히 정리…124년 필립스의 장수 비결
입력 2015-06-05 07:00:48 | 수정 2015-06-05 13:40:27 | 지면정보 2015-06-05 B6면
Best Practice - 필립스
90년대 세계최대 전자기업
전구 만드는 회사에서 출발…라디오·TV 등 전자회사 명성
삼성·소니 등 亞 기업에 밀리자 반도체 사업 등 과감히 정리
더이상 전자업체 아니다
매년 7% 이상 R&D 투자…빠른 의사결정이 혁신 도와
신성장 분야에 발빠르게 대응…의료기·소비자 가전 중심 재편
90년대 세계최대 전자기업
전구 만드는 회사에서 출발…라디오·TV 등 전자회사 명성
삼성·소니 등 亞 기업에 밀리자 반도체 사업 등 과감히 정리
더이상 전자업체 아니다
매년 7% 이상 R&D 투자…빠른 의사결정이 혁신 도와
신성장 분야에 발빠르게 대응…의료기·소비자 가전 중심 재편

자궁근종 치료장비 ‘자기공명영상(MRI) 하이푸’
기업에는 수명이 있다. 창업 이후 다른 기업에 합병되거나 부도를 맞기 전까지의 기간이다. 불행하게도 대부분 기업의 수명은 길지 않다. 기업정보 사이트 재벌닷컴이 2014년 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기업 3만여개를 조사한 결과 기업의 평균 나이는 16.9년에 불과했다. 글로벌 기업도 다르지 않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세계 100대 기업의 평균 나이는 30년이었다. 경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오랜기간 기업을 유지하기는 녹록지 않다.

전자기업에서 ‘건강기업’으로

프란스 반하우튼 CEO

저유분 조리기구 '에어프라이어'
2013년에는 기업 이름까지 바꿨다. ‘로얄필립스일렉트로닉스’에서 ‘로얄필립스’가 됐다. 한 단어 차이지만 의미는 크다. 필립스가 더 이상 전자업체가 아니라는 공식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스마트조명 ‘휴’
지난해 9월에는 한 번 더 사업 부문을 조정했다. 조명사업 부문을 조명솔루션 독립 법인 형태로 분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의료기기와 소비자가전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한 것이다. 건강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건강기업’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프란스 반하우튼 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술혁신의 속도가 너무 빨라 한 개 회사가 모든 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어렵다”고 필립스의 변화를 설명했다.
대규모 R&D 투자, 빠른 결정하는 문화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는 기업의 자산이 됐다. 필립스는 2014년 기준 약 7만1000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만 1680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특허받은 기술로 탄생한 신제품은 달라진 필립스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필립스가 최근 선보인 기름이 필요 없는 저유분 조리기구 '에어프라이어'가 대표적이다.

필립스의 변화는 외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소니 경영진이 오랜 라이벌이던 필립스를 개혁 모델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소니가 신성장동력 발굴에 성공한 필립스를 참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영전문잡지 패스트컴퍼니는 필립스를 ‘2014년 50대 혁신기업’으로 꼽았다. 구글 애플 등 변화가 빠른 IT 기업이 주로 오르는 순위다.
필립스는 앞으로도 의료기기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베른트 라우단 필립스 독일시장관리 총괄 이사는 지난 4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60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00년 11%에서 2050년 2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필립스는 개인용 허리통증 치료기 등 개인 의료기기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