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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소비자는 ‘짜증’ 가전 제조사는 ‘미소’

촛농불 2015. 8. 8. 13:23

폭염속, 소비자는 ‘짜증’ 가전 제조사는 ‘미소’

에어컨 판매량, 삼성·LG '껑충'… 전자업계, 재작년 호황기 근접 예상

박슬기 기자 (SeulGi0616@ebn.co.kr) l 2015-08-07 14:19

연일 열대야가 이어지는 찜통 더위 속, 소비자들은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있지만, 삼성과 LG를 비롯한 가전 제조사들은 때 아닌 미소를 짓고 있다.

예년보다 불볕더위가 일찍 찾아온데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최근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가전 제조사들의 에어컨 판매량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 삼성전자 2015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왼쪽)과 LG전자 휘센 듀얼에어컨.ⓒ삼성전자·LG전자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85%를 나눠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의 지난달 마지막주 에어컨 판매량이 전 주에 비해 2.5배, 전년 동기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에어컨 판매량 중 ‘스마트에어컨 Q9000’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에 달한다. 재작년 출시된 Q9000은 지난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50만대를 넘어서며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보면 올해 말 Q9000의 누적판매량은 7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오는 15일까지 에어컨 보상판매를 처음으로 진행하며 에어컨 교체수요를 잡고 있다. 반납하는 구형 에어컨의 브랜드나 스탠드형·벽걸이형 등의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최대 60만원 할인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이 된 7월 중순경부터 ‘삼성 스마트에어컨 Q9000 보상 판매전’이 실시되면서 가전 유통매장에 나온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고 주요매장에 소비자들이 집객하면서 보상판매전에 높은 관심을 보여 교체 수요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고 있다”며 “특히 남부지역의 기온이 훨씬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에어컨이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 ‘휘센 듀얼 에어컨’을 출시, 창원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가운데 이 제품은 LG 스탠드형 에어컨의 고가(270만원 이상) 라인업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에어컨 제품에 대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앞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휘센 듀얼 에어컨과 알프스 공기청정기를 함께 구매하면 30만원의 캐쉬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듀얼에어컨은 전면 상단에 두 개의 냉기 토출구가 탑재돼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각각 조절할 수 있다.

LG전자는 듀얼 에어컨뿐만 아니라 더 슬림해진 스탠드형 휘센 에어컨,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휘센 벽걸이 에어컨 등 실용적인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메르스 사태가 수그러지고 있고 폭염으로 인해 예년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잘 팔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대유위니아 2015년형 에어컨(왼쪽)과 오텍캐리어 2015년형 '이서진 에어컨'.ⓒ대유위니아·캐리어에어컨

동부대우전자 또한 지난 7월 에어컨 판매량이 전월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7월 마지막주의 경우, 전년 동기에 비해 80%나 늘어나는 기록을 세웠다.

동부대우전자는 이러한 판매 상승의 요인으로 무더운 날씨뿐만 아니라 ▲경쟁사 대비 약 15% 가량 저렴한 가격 ▲벽걸이형 에어컨 중 국내 유일의 좌우 바람조절 기능 등으로 꼽았다.

동부대우전자는 현재 벽걸이 에어컨 6평형과 10평형 등 2종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에어컨 재고 수량을 거의 전량 판매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총 9종의 에어컨을 출시한 대유위니아는 지난 5일 기준으로 올해 에어컨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보다 4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벽걸이형 에어컨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캐리어에어컨은 지난 7월 마지막주 에어컨 판매량이 전주 대비 2배, 전년 대비 1.3배 신장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서진 에어컨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지난달 중국에 이서진 에어컨 200대를 수출하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에어컨 시장 판매 규모는 지난 2013년 180만대 수준으로 가장 호황기를 누렸지만 작년에는 130만대에 머물렀다”며 “올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예년보다 더운 날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