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LG의 가전 경쟁에서 ‘사물인터넷(IoT)’이 승부수로 부상하고 있다.
IoT는 각종 전자기기를 통신망으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 사용자는 다양한 기기를 하나로 묶어 통합 관리하며 기기들은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최근 열린 CES에서 삼성과 LG 양 사는 모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가전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IoT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싱스’를 USB 형태로 제작, 공개했다. USB 형태로 꽂기만 해도 IoT 허브 역할을 하면서 여러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동시에 역시 IoT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TV와 냉장고도 선보였다.
삼성에 맞서 LG는 자동차로 대응했다. LG전자는 폭스바겐과 손잡고 차량과 가전기기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공동개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연동 시나리오’를 차량으로 확대해 차량에서도 자유롭게 스마트가전기기를 모니터링, 제어하고 보안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차량 내에서 LG 스마트가전(세탁기·냉장고·조명·오븐·오디오 등)을 활용해 운전자가 집에 도착하기 전 집 안 온도 조절, 조명 제어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스마트싱스에 대응해서는 ‘스마트싱큐 허브’를 내놨다. 지름 4㎝ 원형 탈부착형 장치인 스마트싱큐 센서를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에 부착하면 스마트폰으로 작동 상태를 알려주고 원격 제어도 지원한다.
두 회사가 공히 CES에서 사물인터넷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은 그만큼 시장 성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사물인터넷이 2025년까지 연간 6조2000억달러, 최대 약 11조달러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25년에는 전체 제조업체 80~100%가 사물인터넷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제조업 분야에 미칠 경제적 영향은 최고 2조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스코는 2020년 500억개 사물이 IoT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 2억5000만대가 인터넷과 연결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경기 둔화와 기술 평준화로 가전기기에서 부가가치를 올리기 쉽지 않다. IoT 분야는 아직 특정 기업이 선점하지 못한 분야여서 한국에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가전에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홈 등이 대표적”이라 분석했다.
IoT는 각종 전자기기를 통신망으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 사용자는 다양한 기기를 하나로 묶어 통합 관리하며 기기들은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최근 열린 CES에서 삼성과 LG 양 사는 모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가전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IoT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싱스’를 USB 형태로 제작, 공개했다. USB 형태로 꽂기만 해도 IoT 허브 역할을 하면서 여러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동시에 역시 IoT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TV와 냉장고도 선보였다.
삼성에 맞서 LG는 자동차로 대응했다. LG전자는 폭스바겐과 손잡고 차량과 가전기기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공동개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연동 시나리오’를 차량으로 확대해 차량에서도 자유롭게 스마트가전기기를 모니터링, 제어하고 보안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차량 내에서 LG 스마트가전(세탁기·냉장고·조명·오븐·오디오 등)을 활용해 운전자가 집에 도착하기 전 집 안 온도 조절, 조명 제어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스마트싱스에 대응해서는 ‘스마트싱큐 허브’를 내놨다. 지름 4㎝ 원형 탈부착형 장치인 스마트싱큐 센서를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에 부착하면 스마트폰으로 작동 상태를 알려주고 원격 제어도 지원한다.
두 회사가 공히 CES에서 사물인터넷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은 그만큼 시장 성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사물인터넷이 2025년까지 연간 6조2000억달러, 최대 약 11조달러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25년에는 전체 제조업체 80~100%가 사물인터넷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제조업 분야에 미칠 경제적 영향은 최고 2조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스코는 2020년 500억개 사물이 IoT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 2억5000만대가 인터넷과 연결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경기 둔화와 기술 평준화로 가전기기에서 부가가치를 올리기 쉽지 않다. IoT 분야는 아직 특정 기업이 선점하지 못한 분야여서 한국에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가전에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홈 등이 대표적”이라 분석했다.

‘스마트홈’ 놓고 각축전
삼성 TV와 냉장고, LG 車에 방점
사물인터넷 기술을 주거 공간에 적용한 것이 스마트홈이다. 스마트폰으로 집 안의 가전제품을 원격 조정하고 외부에서 냉난방기기를 조작하는 식이다. 가전 시장에서 세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과 LG가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문제는 가전기기의 종류는 물론이거니와 생산자도 너무 다양하다는 점이다. IT기기 사용자들이 특정 회사가 아닌 여러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리 IoT 기술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여러 제품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플랫폼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2016년 가전업체들의 IoT 경쟁은 누가 먼저 플랫폼을 선점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삼성의 신무기는 아틱(Artik)이다.
아틱은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소형 모듈에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통신칩, 센서, 보안칩 등을 탑재했다. 무선통신으로 가전기기나 드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전 세계 IoT 개발자와 제조사들이 아틱을 자신들의 제품에 집어넣거나 서비스 등에 활용하면 삼성전자의 IoT 생태계가 커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사가 아틱을 탑재한 전자기기를 만들고, 사용자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기술인 ‘스마트홈 허브’와 연동하면 삼성전자의 TV를 통해 A사의 기기를 제어하고 점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2016년형 스마트TV에 스마트홈 허브를 내장했다. 삼성이 CES에서 선보인 패밀리 허브 냉장고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스마트싱스 IoT 허브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하듯, 스크린을 통해 냉장고 내부 상태를 관리하고 식재료를 주문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 IoT의 또 다른 무기는 운영체제(OS) 타이젠이다. 삼성은 타이젠을 중저가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에 탑재하고 있다. 향후 타이젠이 활성화하면 삼성의 독자적인 스마트홈 OS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이미 독자적인 IoT OS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OS에서 밀린 경험이 있는 삼성이 타이젠을 통해 가전 시장에서만큼은 이를 만회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의 아틱과 타이젠에 맞서 LG가 내세우는 상품은 스마트싱큐 허브다.
스마트싱큐 허브는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제품을 스마트 가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센서와 연동, 여러 가전기기를 관리·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 지그비(Zigbee),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다양한 무선통신 기술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가전의 작동 상태를 스마트싱큐의 자체 화면이나 스마트폰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망은
플랫폼 확대 최우선 과제
LG전자도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웹OS’가 있지만 TV에만 탑재하고 있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LG전자 측 전략은 호환성 확대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싱큐 허브는 기존 IoT 플랫폼과의 연계가 강점이다. 퀄컴, MS 등이 참여하고 있는 개방형 IoT 플랫폼인 올조인을 탑재해 제조사와 제품 종류에 관계없이 연동이 가능하다. 이미 스마트TV와 각종 기기에 올조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향후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IoT 플랫폼과도 스마트싱큐 허브를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체제에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구글과의 협력도 눈에 띈다. 구글은 지난해 5월 구글 개발자회의 ‘구글 I/O’에서 IoT 운영체제 플랫폼 ‘브릴로(Brillo)’를 선보였다. 브릴로는 스마트홈을 겨냥한 가벼운 OS.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OS를 장악한 것처럼 브릴로로 IoT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LG 측은 향후 가전제품 OS 중 하나로 브릴로도 채택한다는 복안이다.
앞으로 두 회사의 IoT 경쟁은 킬러 제품을 누가 먼저 확산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조사업체인 애퀴티그룹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 80% 이상이 IoT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할 만큼 저변 확대를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초기 시장인 만큼 IoT 서비스로 큰 수익을 내는 기업도 없다. 실생활에서 IoT 서비스를 활용한 킬러 제품이 널리 사용돼야만 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수 있는 셈이다.
킬러 제품 전략에서도 양 사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냉장고를 필두로 IoT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LG전자는 IoT 시장의 핵심 기기로 자동차에 방점을 둔다. 자동차를 통해 IoT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 IoT 전략이 상이한 것은 양 사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스마트TV와 폰 시장에서 세계 1위와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측은 독자적인 플랫폼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LG전자가 플랫폼에선 외부의 힘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 전장 분야는 LG가 신성장동력으로 삼성보다 한발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점이 자동차를 스마트홈의 허브 중 하나로 삼으려는 LG전자의 전략을 낳게 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삼성 TV와 냉장고, LG 車에 방점
사물인터넷 기술을 주거 공간에 적용한 것이 스마트홈이다. 스마트폰으로 집 안의 가전제품을 원격 조정하고 외부에서 냉난방기기를 조작하는 식이다. 가전 시장에서 세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과 LG가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문제는 가전기기의 종류는 물론이거니와 생산자도 너무 다양하다는 점이다. IT기기 사용자들이 특정 회사가 아닌 여러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리 IoT 기술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여러 제품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플랫폼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2016년 가전업체들의 IoT 경쟁은 누가 먼저 플랫폼을 선점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삼성의 신무기는 아틱(Artik)이다.
아틱은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소형 모듈에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통신칩, 센서, 보안칩 등을 탑재했다. 무선통신으로 가전기기나 드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전 세계 IoT 개발자와 제조사들이 아틱을 자신들의 제품에 집어넣거나 서비스 등에 활용하면 삼성전자의 IoT 생태계가 커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사가 아틱을 탑재한 전자기기를 만들고, 사용자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기술인 ‘스마트홈 허브’와 연동하면 삼성전자의 TV를 통해 A사의 기기를 제어하고 점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2016년형 스마트TV에 스마트홈 허브를 내장했다. 삼성이 CES에서 선보인 패밀리 허브 냉장고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스마트싱스 IoT 허브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하듯, 스크린을 통해 냉장고 내부 상태를 관리하고 식재료를 주문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 IoT의 또 다른 무기는 운영체제(OS) 타이젠이다. 삼성은 타이젠을 중저가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에 탑재하고 있다. 향후 타이젠이 활성화하면 삼성의 독자적인 스마트홈 OS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이미 독자적인 IoT OS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OS에서 밀린 경험이 있는 삼성이 타이젠을 통해 가전 시장에서만큼은 이를 만회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의 아틱과 타이젠에 맞서 LG가 내세우는 상품은 스마트싱큐 허브다.
스마트싱큐 허브는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제품을 스마트 가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센서와 연동, 여러 가전기기를 관리·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 지그비(Zigbee),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다양한 무선통신 기술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가전의 작동 상태를 스마트싱큐의 자체 화면이나 스마트폰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망은
플랫폼 확대 최우선 과제
LG전자도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웹OS’가 있지만 TV에만 탑재하고 있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LG전자 측 전략은 호환성 확대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싱큐 허브는 기존 IoT 플랫폼과의 연계가 강점이다. 퀄컴, MS 등이 참여하고 있는 개방형 IoT 플랫폼인 올조인을 탑재해 제조사와 제품 종류에 관계없이 연동이 가능하다. 이미 스마트TV와 각종 기기에 올조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향후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IoT 플랫폼과도 스마트싱큐 허브를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체제에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구글과의 협력도 눈에 띈다. 구글은 지난해 5월 구글 개발자회의 ‘구글 I/O’에서 IoT 운영체제 플랫폼 ‘브릴로(Brillo)’를 선보였다. 브릴로는 스마트홈을 겨냥한 가벼운 OS.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OS를 장악한 것처럼 브릴로로 IoT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LG 측은 향후 가전제품 OS 중 하나로 브릴로도 채택한다는 복안이다.
앞으로 두 회사의 IoT 경쟁은 킬러 제품을 누가 먼저 확산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조사업체인 애퀴티그룹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 80% 이상이 IoT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할 만큼 저변 확대를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초기 시장인 만큼 IoT 서비스로 큰 수익을 내는 기업도 없다. 실생활에서 IoT 서비스를 활용한 킬러 제품이 널리 사용돼야만 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수 있는 셈이다.
킬러 제품 전략에서도 양 사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냉장고를 필두로 IoT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LG전자는 IoT 시장의 핵심 기기로 자동차에 방점을 둔다. 자동차를 통해 IoT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 IoT 전략이 상이한 것은 양 사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김병수 기자 bskim@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