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11월, 국내 가전업계에 새로운 이정표 하나가 세워졌다. ‘김치냉장고’라는 듣도 보도 못한 물건이 등장한 것. ‘프랑스에는 와인냉장고, 일본에는 생선냉장고가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는 김치를 위한 냉장고가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탄생한 김치냉장고 ‘딤채’는 등장과 함께 순식간에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더 놀라운 것은 대기업 3사가 전체 가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던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만도기계(현 대유위니아)가 처음 김치냉장고를 내놨다는 점이다.
자동차와 건물의 냉방시스템 분야에서 기술력을 다져온 만도는 냉장고 시장 진출을 노리고 국내 가전업계 틈새를 정확히 공략했다. 3년간 100만 포기의 김치를 담그며 쌓은 노하우가 뒷받침됐다. 딤채 출시 이후 10년간 김치냉장고 시장은 연평균 9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딤채는 하나의 발명품이 어떻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성공 사례로 남았다. 이제는 삼성·LG 등 여러 가전업체가 김치냉장고를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김치냉장고=딤채’라는 공식이 자리 잡고 있는 이유다.
딤채 브랜드로 20년 넘게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대유위니아가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대유위니아는 1999년 설립된 위니아만도가 2014년 대유그룹에 편입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대유그룹에 속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이 부도를 내면서 대유위니아의 전신인 만도기계도 부도 처리됐다. 이후 만도기계는 UBS컨소시엄, 씨티벤처캐피털(CVC) 등 사모펀드의 손을 거치면서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2014년 CVC 매각 과정에서도 KG그룹 인수에 대한 직원 반발, 현대백화점그룹 인수를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다 결국 대유그룹(대유에이텍)의 품에 안겼다.
자동차와 건물의 냉방시스템 분야에서 기술력을 다져온 만도는 냉장고 시장 진출을 노리고 국내 가전업계 틈새를 정확히 공략했다. 3년간 100만 포기의 김치를 담그며 쌓은 노하우가 뒷받침됐다. 딤채 출시 이후 10년간 김치냉장고 시장은 연평균 9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딤채는 하나의 발명품이 어떻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성공 사례로 남았다. 이제는 삼성·LG 등 여러 가전업체가 김치냉장고를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김치냉장고=딤채’라는 공식이 자리 잡고 있는 이유다.
딤채 브랜드로 20년 넘게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대유위니아가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대유위니아는 1999년 설립된 위니아만도가 2014년 대유그룹에 편입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대유그룹에 속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이 부도를 내면서 대유위니아의 전신인 만도기계도 부도 처리됐다. 이후 만도기계는 UBS컨소시엄, 씨티벤처캐피털(CVC) 등 사모펀드의 손을 거치면서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2014년 CVC 매각 과정에서도 KG그룹 인수에 대한 직원 반발, 현대백화점그룹 인수를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다 결국 대유그룹(대유에이텍)의 품에 안겼다.

대유그룹 인수 이후 대유위니아는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띈다. 대유위니아는 2014년 회사 매각 과정에서 노조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돼 19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그러나 대유그룹에 인수된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매출액 4345억원과 1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파업 이전 수준으로 실적이 회복됐다. 상장 역시 2017년 정도로 잠정 계획 중이었으나, 예상보다 빠른 실적 회복세에 IPO(기업공개) 시점이 앞당겨졌다.
대유위니아의 IPO 흥행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김치냉장고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 때문이다. 딤채는 1995년 출시 이후 21년간 단 한 차례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김치냉장고만큼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 기술력의 핵심은 ‘김치 맛’이다. 대유위니아는 제품에 앞서 김치 자체를 먼저 연구할 만큼 맛에 승부를 걸었다. 국내 최초로 김치연구소를 만들어 땅속 김치 맛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주부들 사이에서 ‘한번 딤채족은 영원한 딤채족’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재구매율도 높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체 딤채 매출 가운데 신규 수요는 30% 정도고, 교체 수요가 70%에 달한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딤채를 써보고 만족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일반 냉장고 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에어컨 등 대유위니아가 생산하는 제품 전체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대유그룹 인수 이후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제품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가습청정기 ‘스포워셔’와 프리미엄 IH 전기압력밥솥 ‘딤채쿡’, 위니아 LED TV를 출시하는 등 종합생활가전회사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연구원 채용을 전년 대비 30% 이상 늘렸고, 디자이너와 영업 인력도 보강했다. 스메그(smeg) 형태의 김치냉장고 등 최근 디자인에서의 혁신은 이와 같은 과감한 투자의 결과다.
광범위한 판매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대유위니아는 현재 전국에 210개 위니아 전문매장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 양판점(하이마트·전자랜드)과도 손을 잡고 어디서든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유통망을 갖췄다.
대유위니아의 IPO 흥행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김치냉장고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 때문이다. 딤채는 1995년 출시 이후 21년간 단 한 차례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김치냉장고만큼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 기술력의 핵심은 ‘김치 맛’이다. 대유위니아는 제품에 앞서 김치 자체를 먼저 연구할 만큼 맛에 승부를 걸었다. 국내 최초로 김치연구소를 만들어 땅속 김치 맛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주부들 사이에서 ‘한번 딤채족은 영원한 딤채족’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재구매율도 높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체 딤채 매출 가운데 신규 수요는 30% 정도고, 교체 수요가 70%에 달한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딤채를 써보고 만족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일반 냉장고 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에어컨 등 대유위니아가 생산하는 제품 전체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대유그룹 인수 이후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제품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가습청정기 ‘스포워셔’와 프리미엄 IH 전기압력밥솥 ‘딤채쿡’, 위니아 LED TV를 출시하는 등 종합생활가전회사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연구원 채용을 전년 대비 30% 이상 늘렸고, 디자이너와 영업 인력도 보강했다. 스메그(smeg) 형태의 김치냉장고 등 최근 디자인에서의 혁신은 이와 같은 과감한 투자의 결과다.
광범위한 판매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대유위니아는 현재 전국에 210개 위니아 전문매장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 양판점(하이마트·전자랜드)과도 손을 잡고 어디서든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유통망을 갖췄다.

21년째 김치냉장고 시장점유율 1위
사업다각화 위해 R&D 투자 확대 중
중국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 박차
종합생활가전업체로의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김치냉장고에 편중된 매출구조는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해 기준 김치냉장고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70%가 넘는다. 소비자 인식도 대유위니아를 가전업체라기보다는 김치냉장고 전문기업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돌파구로 택한 것은 냉장고와 함께 가장 친숙한 주방가전으로 꼽히는 밥솥이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말 프리미엄 밥솥 브랜드인 딤채쿡을 내놓으며 출사표를 던졌다. 딤채쿡은 80만원 상당의 고가 제품으로, 쿠쿠전자와 쿠첸이 꽉 잡고 있는 밥솥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을 받았다. 반응은 긍정적. 출시 58일 만에 1만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대유위니아 측은 다양한 가격대의 밥솥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올해 10%까지 시장점유율을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제습기와 정수기, 멀티드라이어, 샤워기 등 생활가전에서도 웬만한 제품은 만들지 않는 것이 없을 만큼 사업군을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해외 진출도 당면 과제로 꼽힌다. 현재 대유위니아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 이하. 국내 내수 시장의 한계를 감안하면, 해외 판로 개척이 시급하다. 일단 최우선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2004년부터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두고 제품을 판매해오긴 했다. 더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2012년에는 상하이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했고, 고급 주방가전과 가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하이 가구 전문 백화점 ‘홈밸류(Home Value)’ 내에 위니아 직영매장 2호점을 열었다.
부실한 재무구조도 불안 요소다. 2015년 말 기준 대유위니아의 부채비율은 308.6%에 달한다.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재무건전성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대유그룹 사정도 아주 밝지만은 않다. 대유위니아의 지배구조는 동강홀딩스 → 대유신소재 → 대유에이텍 → 위니아대유 → 대유위니아로 연결된다.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자동차부품 제조사인 동강홀딩스의 지분 50.58%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동강홀딩스(272.8%), 대유신소재(635.9%), 대유에이텍(398.3%) 등 주요 회사들의 부채비율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사실. 안정적인 오너십 체제를 구축했지만, 전폭적인 그룹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대유위니아는 이번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 유치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상장 작업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신영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오는 7월을 목표로 구제적인 상장 일정을 조율 중이다.
“R&D 투자와 제품군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종합생활가전업체로 도약할 것입니다. 딤채의 매출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2018년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 새로운 아이템 개발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유위니아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박성관 대표의 각오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55호 (2016.04.27~05.03일자) 기사입니다]
사업다각화 위해 R&D 투자 확대 중
중국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 박차
종합생활가전업체로의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김치냉장고에 편중된 매출구조는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해 기준 김치냉장고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70%가 넘는다. 소비자 인식도 대유위니아를 가전업체라기보다는 김치냉장고 전문기업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돌파구로 택한 것은 냉장고와 함께 가장 친숙한 주방가전으로 꼽히는 밥솥이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말 프리미엄 밥솥 브랜드인 딤채쿡을 내놓으며 출사표를 던졌다. 딤채쿡은 80만원 상당의 고가 제품으로, 쿠쿠전자와 쿠첸이 꽉 잡고 있는 밥솥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을 받았다. 반응은 긍정적. 출시 58일 만에 1만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대유위니아 측은 다양한 가격대의 밥솥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올해 10%까지 시장점유율을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제습기와 정수기, 멀티드라이어, 샤워기 등 생활가전에서도 웬만한 제품은 만들지 않는 것이 없을 만큼 사업군을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해외 진출도 당면 과제로 꼽힌다. 현재 대유위니아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 이하. 국내 내수 시장의 한계를 감안하면, 해외 판로 개척이 시급하다. 일단 최우선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2004년부터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두고 제품을 판매해오긴 했다. 더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2012년에는 상하이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했고, 고급 주방가전과 가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하이 가구 전문 백화점 ‘홈밸류(Home Value)’ 내에 위니아 직영매장 2호점을 열었다.
부실한 재무구조도 불안 요소다. 2015년 말 기준 대유위니아의 부채비율은 308.6%에 달한다.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재무건전성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대유그룹 사정도 아주 밝지만은 않다. 대유위니아의 지배구조는 동강홀딩스 → 대유신소재 → 대유에이텍 → 위니아대유 → 대유위니아로 연결된다.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자동차부품 제조사인 동강홀딩스의 지분 50.58%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동강홀딩스(272.8%), 대유신소재(635.9%), 대유에이텍(398.3%) 등 주요 회사들의 부채비율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사실. 안정적인 오너십 체제를 구축했지만, 전폭적인 그룹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대유위니아는 이번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 유치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상장 작업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신영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오는 7월을 목표로 구제적인 상장 일정을 조율 중이다.
“R&D 투자와 제품군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종합생활가전업체로 도약할 것입니다. 딤채의 매출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2018년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 새로운 아이템 개발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유위니아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박성관 대표의 각오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55호 (2016.04.27~05.03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