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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인공지능을 품어라
촛농불
2016. 10. 14. 17:32
스마트폰, 인공지능을 품어라

입력 : 2016.10.14 03:07
사물인터넷 등 미래 산업 위해…스마트폰 업계 인공지능 전쟁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 '인공지능(AI)'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애플·구글 등 주요 IT 기업들이 앞다퉈 인공지능 기업을 인수하거나 스마트폰 내부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탑재·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사물인터넷 등 미래 산업의 장악력을 키우기 위해 각 기업이 인공지능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본다.삼성전자는 지난 6일 미국의 인공지능 기술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인 '비브 랩스(Viv Labs)'를 인수했다. 비브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의 핵심 개발자들이 세운 스타트업이다. 아이폰에서만 쓸 수 있는 시리와 달리 외부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업그레이드된 시리'라고 불린다.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수록 비브의 기능은 진화해 더 고도화·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치 아이에게 지식을 알려줘 성장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폰플러스(+)' 전략에 비브의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폰플러스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첨단 기기에 인공지능을 탑재·확장해 사물인터넷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비브를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현재 삼성 스마트폰에서 애플의 '시리'와 같은 역할을 해온 S보이스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시리의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폰7과 운영체제인 iOS 10을 출시할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 중 하나가 시리다. 우선 인공지능 서비스인 시리를 이용해 사용자가 자주 쓰는 앱을 간편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 앱을 자주 쓸 경우 굳이 스마트폰 화면을 뒤져가며 찾는 게 아니라 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나오는 위젯 화면에서 실행하면 된다.
애플은 세계 AI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시리' 기능을 외부 개발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iOS 10부터는 다른 업체가 개발한 앱도 시리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리에게 '우버를 좀 호출해줘'라고 하면 알아서 우버 자동차를 불러준다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 4일 픽셀폰 등을 내세우며 모바일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때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운 기능이 인공지능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다. 픽셀폰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선탑재(preload)한 제품이다. 구글 측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지금까지 나온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중 가장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를 개발한 노하우를 집약시켜 사람의 말을 가장 잘 알아듣고 다양한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넘어 사물인터넷 잡는다
이처럼 IT 업체들이 인공지능 서비스에 목을 매는 이유는 단순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넘어 미래 산업인 사물인터넷 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해서다. 우선 삼성의 경우 비브의 기술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 등 자사에서 생산하는 생활가전제품에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마트폰에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 이와 연결된 모든 전자 기기를 작동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비브의 기술을 외부 경쟁사들도 쓸 수 있게 공개하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폰이 경쟁사의 가전제품도 비브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글 역시 구글어시스턴트를 자사의 사물인터넷 기술인 구글홈에 적용한다. 구글홈은 스피커 형식의 사물인터넷 기기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에코와 비슷하다. 집 안에서 음성으로 지시만 하면 인터넷 쇼핑부터 가전제품 통제까지 가능하다. 이를 통해 바깥에선 픽셀폰, 집 안에서는 구글홈을 이용해 각종 기기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가 24시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 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되면 향후 모바일을 넘어 사물인터넷 등 모든 전자제품의 중심 기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