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오미가 ‘싸구려 편견’ 깨자
제품·음식·쇼핑·게임·문화…
중국산 호감도 크게 높아져
자동차까지 한국 시장 데뷔
중국 내 ‘한한령’과 대조적

중국 전문 매체 플래텀 조상래 대표는 “글로벌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을 만큼 혁신적이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인 중국 제품을 해외직구로 살 수 있는 시대”라며 “삼성·LG가 장악한 휴대전화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국’이라는 브랜드는 더 이상 ‘싸구려’가 아니다”고 말했다.

국내 중류의 확산에는 샤오미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국내에 샤오미 열풍을 일으키며 중국산 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다. 휴대용 충전 배터리와 손목 밴드인 미(Mi)밴드를 시작으로 최근엔 휴대전화 이외에 거의 모든 샤오미 제품이 국내에서 팔리고 있다. 샤오미 국내 유통사인 코마트레이드는 내년에 ‘샤오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서울 도산공원 인근에 낼 예정이다.
이 회사의 정진호 부장은 “샤오미 나인봇 같은 제품은 매달 1000개씩 팔릴 정도로 샤오미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 가습기·선풍기·전기밥솥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산 승용차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건 중국 이 기술이나 가격 면에서 자신감을 가졌다는 증거”라며 “한국 시장 자체는 작지만 한국은 북미·유럽으로 가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진출을 위해 오래 준비했다”고 말했다.
3년여 전부터 한국 진출을 검토하던 전기차 업체 BYD는 지난 10월 제주도에 법인 등기를 마쳤다. 국내 딜러 3개사를 통해 마을버스 규모의 전기 버스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중류의 기세는 대중문화에서 더 뜨겁다. CJ E&M이 운영하는 케이블채널 중화TV는 최근 5년 새 시청률이 435%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방영으로 큰 인기를 끈 중드 ‘랑야방:권력의 기록’의 경우 0.5%만 넘어도 대박으로 평가 받는 케이블TV인데도 서울 지역 최고 시청률이 1.8%(전국 0.8%)를 기록했다.
인기 중드 주인공들은 중국 내 한류스타처럼 국내에 팬층이 두텁다. 최근에는 중국 소설 기반의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국내 지상파 방송에 파고들기도 했다.
문화 콘텐트 산업에서 중국의 경쟁력은 중국 자본의 힘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삼국지·서유기 등 역사적으로 좋은 지적재산권(IP)을 가진 중국이 자본과 기술의 힘을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만한 문화상품으로 만드는 데 눈을 떴다.
중국 엔터테인먼트기업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의 정원선 본부장은 “문화나 음식·라이프스타일 같은 소프트파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한 데다 자본력이 더해지면서 중국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