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_김치냉장고,공기조화 外
음악 감상·요리법 검색도 척척… 냉장고의 똑똑한 변신
촛농불
2017. 3. 6. 10:06
입력 : 2017.03.03 03:01
[창간 97 특집] LG전자
'식품이나 약품 따위를 차게 하거나 부패하지 않도록 저온에서 보관하기 위한 상자.'사전에서 '냉장고(冷藏庫)'를 찾으면 나오는 정의이다. 1925년 미국 GE가 대중용 냉장고를 처음 출시한 이후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냉장고의 핵심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자제품 업체들이 매년 새로운 냉장고를 앞다퉈 선보였지만 더 커지거나,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거나, 얼음이 자동으로 나오도록 하거나 하는 정도에 그쳤다.
LG전자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7'에서 냉장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스마트 냉장고'를 공개했다. LG 스마트 냉장고에는 독자적인 운영시스템(OS)인 웹 OS(web OS)가 탑재돼 있다. 냉장고가 컴퓨터처럼 주인의 명령을 받아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뇌(腦)'를 갖게 된 것이다. 웹 OS를 생활 가전에 적용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 ▲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데이비드 반더월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총괄이 스마트 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인공지능 비서와 연결돼 주인의 명령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LG전자 제공
주인에 따라 작동 방식도 바뀐다. 문이 열리는 횟수와 시간을 분석해 사용자가 문을 열지 않는 취침 시간에는 자동으로 절전 운전을 한다. 한여름에는 주방의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음식물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제균 기능을 최고 단계인 '파워 모드'로 설정한다.
LG 스마트 냉장고는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알렉사(Alexa)'와 연동된다. 알렉사는 주인이 음성으로 내리는 명령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주인이 LG 스마트 냉장고에 '기분이 우울한데 적당한 음악을 틀어줘'라고 말을 걸면 알렉사가 인터넷으로 음악을 찾아 들려주는 식이다. 이 외에 요리법 검색·뉴스 듣기·온라인 쇼핑·일정 확인 등도 할 수 있다.
LG전자는 냉장고를 시작으로 자사의 모든 전자제품에 인공지능 기능을 접목해 완벽한 '스마트홈'을 구현할 계획이다. 스마트홈은 사용자가 전자제품을 사용하는 습관이나 제품을 사용하는 주변 환경 등을 스스로 학습해 사용자마다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기계학습(딥 러닝) 기반의 스마트홈 솔루션인 '딥 씽큐(Deep ThinQ)'를 개발해 이미 에어컨, 로봇 청소기 등에 탑재했다. 딥 씽큐는 집 안에 설치된 다양한 센서와 무선인터넷망(와이파이)을 이용해 전자제품 사용 기록과 주인의 활동 방식을 저장한다. 이 기록이 쌓이면 딥 씽큐는 알아서 전자제품 작동 방식을 바꾼다. 에어컨은 주인이 더 자주 머무르는 곳으로 강한 바람을 내보내고, 로봇 청소기는 주인이 없는 시간을 골라 작동하는 식이다. LG전자 송대현 본부장은 "딥 러닝 기술은 가전제품이 고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라며 "LG전자가 모든 종류의 생활 가전을 직접 만들고 있는 만큼, 딥 씽큐 기술이 발전하면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