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벌이를 하는 30대 직장인 김연희 씨 부부는 회사에서 ‘패셔니스타’로 통한다. 언제나 풀을 먹여 다린 듯 빳빳한 칼주름과 늘 새로 산 듯 깨끗한 옷차림 때문이다. 심지어 회식한 다음 날에도 새 옷 같은 깔끔함을 자랑하자 ‘맞벌이를 하는 게 맞나’ ‘집에 우렁각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김 씨 부부의 우렁각시는 따로 있었다.
바로 4개나 되는 세탁 관련 가전이다. 김 씨는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아 의류 관련 가전이 많다. 소형 세탁기와 건조기, 스타일러(의류관리기)를 사용하면 저녁 늦게 퇴근해도 소음 걱정 없이 다음 날 같은 옷도 깔끔하게 입고 나갈 수 있다”며 흡족해했다.
19조8000억원.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생활가전 시장 규모다. 2012년 15조5000억원보다 32%(4조3000억원) 급성장했다. 예상을 뒤집는 결과다.
인구 증가세가 둔화되고 백색가전 보급률이 100%를 넘기면서 국내 가전 시장도 정체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시장 성장세는 오히려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은 2014년 0.8%에서 2015년 5.1%, 지난해에는 11.3%를 기록했다.
국내 생활가전 업계에선 요즘 ‘교체주기가 없어진 것 같다’는 말이 돈다. 가정에서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제품 수명이 다할 때까지 수년간 신규 수요가 없기 마련인데, 요즘은 매년 신규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데다 오히려 더 증가하기 때문. 이유가 뭘까. 프리미엄 가전과 함께 기존 제품에서 기능을 세분화한 틈새가전 시장이 새롭게 열린 덕분이란 분석이다. 점점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는 아이디어형 틈새가전에 신세대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계속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것. 급성장하는 국내 틈새가전 시장 면면은 어떠할까.
그러나 김 씨 부부의 우렁각시는 따로 있었다.
19조8000억원.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생활가전 시장 규모다. 2012년 15조5000억원보다 32%(4조3000억원) 급성장했다. 예상을 뒤집는 결과다.
인구 증가세가 둔화되고 백색가전 보급률이 100%를 넘기면서 국내 가전 시장도 정체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시장 성장세는 오히려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은 2014년 0.8%에서 2015년 5.1%, 지난해에는 11.3%를 기록했다.
국내 생활가전 업계에선 요즘 ‘교체주기가 없어진 것 같다’는 말이 돈다. 가정에서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제품 수명이 다할 때까지 수년간 신규 수요가 없기 마련인데, 요즘은 매년 신규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데다 오히려 더 증가하기 때문. 이유가 뭘까. 프리미엄 가전과 함께 기존 제품에서 기능을 세분화한 틈새가전 시장이 새롭게 열린 덕분이란 분석이다. 점점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는 아이디어형 틈새가전에 신세대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계속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것. 급성장하는 국내 틈새가전 시장 면면은 어떠할까.


▶의(衣)
▷건조기·스타일러 ‘혼수 1순위’
최근 국내 가전 시장에서 가장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품, 바로 의류건조기(이하 ‘건조기’)다. 건조기는 선진국에선 일찌감치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선 이미 2006년에 보급률이 80%를 넘어섰다.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웬만한 가전보다 더 흔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연간 판매량이 수천대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난해 10만대 판매를 훌쩍 넘기더니 올해는 40만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드럼세탁기(연간 판매량 약 150만대)를 구매하는 고객 넷 중 한 명은 건조기도 같이 구입하는 셈이다.
때아닌 건조기 판매 급증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업계에선 이제 우리나라 가정에서 가사노동을 담당하는 가족 구성원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증거로 본다.
실제 통계청의 세대별 가사노동 시간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꾸준히 줄어든 반면, 에코세대는 지난 10년간 25분에서 110분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에코세대가 결혼 또는 독립(1인 가구)을 하면서 가사노동의 주역이 됐고, 이들이 서양식 세탁 문화를 따라가면서 건조기 시장이 새롭게 열리게 됐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건조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월 판매 수량이 신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라며 “세탁 직후 뽀송뽀송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매층도 30대 여성에서 전 세대로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 인기도 가전제품의 수요층 변화를 뒷받침한다. LG전자에 따르면 트롬 스타일러는 2011년 출시 초기 30대 이하가 57%, 1~2인 가구는 15%, 20평대 이하 주택 거주자는 21%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수치가 각각 68%, 35%, 40%로 급증했다. 30대 이하의 젊고 소형 주택에 사는 1~2인 가구가 가전 시장의 큰손으로 새롭게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14년엔 슬림형 2세대 제품이 출시되면서 최근 2년간 연 판매량이 60% 이상 성장, 누적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요즘 가전은 그 자체로 인테리어 기능을 한다. 슬림형 트롬 스타일러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홈퍼니싱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최근 신혼부부들의 혼수 1순위 가전이 됐다. 호텔, 리조트 등 고급 숙박업소에서도 고객 서비스를 위해 필수로 들여놓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뿐 아니다. 건조기 외에도 벽걸이형 미니 세탁기, 아기옷 전용 세탁기 등도 잘 팔린다. 기존 기능에서 세분화하거나 소량 분리 세탁에 대한 수요가 늘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아가사랑 세탁기’는 매일 전국에서 120대꼴로 팔리는 효자상품이다. 아가옷은 분유, 토사물 얼룩 등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입혀야 하는데, 특히 옷을 삶아 빠는 국내 세탁 문화에 착안해 소량 삶음 기능을 적용, 주부들의 손품을 덜어준 게 주효했다. 크기도 가로, 높이, 깊이가 각각 45㎝, 81㎝, 54㎝로 일반 세탁기의 3분의 1에 불과해 소형 주택에도 부담 없이 설치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블로그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신세대 주부들이 제품 실사용 체험기 등을 올려 정보를 공유하면서 바이럴(구전) 마케팅이 잘됐다”고 전했다.
▷건조기·스타일러 ‘혼수 1순위’
최근 국내 가전 시장에서 가장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품, 바로 의류건조기(이하 ‘건조기’)다. 건조기는 선진국에선 일찌감치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선 이미 2006년에 보급률이 80%를 넘어섰다.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웬만한 가전보다 더 흔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연간 판매량이 수천대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난해 10만대 판매를 훌쩍 넘기더니 올해는 40만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드럼세탁기(연간 판매량 약 150만대)를 구매하는 고객 넷 중 한 명은 건조기도 같이 구입하는 셈이다.
때아닌 건조기 판매 급증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업계에선 이제 우리나라 가정에서 가사노동을 담당하는 가족 구성원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증거로 본다.
실제 통계청의 세대별 가사노동 시간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꾸준히 줄어든 반면, 에코세대는 지난 10년간 25분에서 110분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에코세대가 결혼 또는 독립(1인 가구)을 하면서 가사노동의 주역이 됐고, 이들이 서양식 세탁 문화를 따라가면서 건조기 시장이 새롭게 열리게 됐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건조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월 판매 수량이 신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라며 “세탁 직후 뽀송뽀송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매층도 30대 여성에서 전 세대로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 인기도 가전제품의 수요층 변화를 뒷받침한다. LG전자에 따르면 트롬 스타일러는 2011년 출시 초기 30대 이하가 57%, 1~2인 가구는 15%, 20평대 이하 주택 거주자는 21%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수치가 각각 68%, 35%, 40%로 급증했다. 30대 이하의 젊고 소형 주택에 사는 1~2인 가구가 가전 시장의 큰손으로 새롭게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14년엔 슬림형 2세대 제품이 출시되면서 최근 2년간 연 판매량이 60% 이상 성장, 누적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요즘 가전은 그 자체로 인테리어 기능을 한다. 슬림형 트롬 스타일러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홈퍼니싱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최근 신혼부부들의 혼수 1순위 가전이 됐다. 호텔, 리조트 등 고급 숙박업소에서도 고객 서비스를 위해 필수로 들여놓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뿐 아니다. 건조기 외에도 벽걸이형 미니 세탁기, 아기옷 전용 세탁기 등도 잘 팔린다. 기존 기능에서 세분화하거나 소량 분리 세탁에 대한 수요가 늘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아가사랑 세탁기’는 매일 전국에서 120대꼴로 팔리는 효자상품이다. 아가옷은 분유, 토사물 얼룩 등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입혀야 하는데, 특히 옷을 삶아 빠는 국내 세탁 문화에 착안해 소량 삶음 기능을 적용, 주부들의 손품을 덜어준 게 주효했다. 크기도 가로, 높이, 깊이가 각각 45㎝, 81㎝, 54㎝로 일반 세탁기의 3분의 1에 불과해 소형 주택에도 부담 없이 설치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블로그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신세대 주부들이 제품 실사용 체험기 등을 올려 정보를 공유하면서 바이럴(구전) 마케팅이 잘됐다”고 전했다.


▶식(食)
▷기능보다 디자인…스메그 ‘강남 냉장고’
국내 틈새가전의 시초는 김치냉장고다. 1995년 11월 대유위니아가 뚜껑형 김치냉장고 ‘딤채’를 출시하면서 냉장고 시장의 세분화가 시작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냉장고 연간 판매량은 약 150만대. 일반 냉장고 250만대의 절반이 넘고, 드럼세탁기 판매량과 맞먹는다. 이제 김치냉장고가 틈새상품을 넘어 하나의 가전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한 것.
제2의 김치냉장고는 누구 차지일까. 몇몇 다크호스가 눈에 띈다.
상대가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른다면 다 준비하라 했던가. 동부대우전자는 ‘다목적 냉장고’를 출시, 최근 3년간 5만대를 팔아치웠다.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로 모두 쓸 수 있어 편리하다. LG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가정용 냉동고’도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기존 냉장고의 냉동 기능이 보통 영하 20도까지 가능하다면 이 제품은 최저 영하 60도에서도 냉동시킬 수 있다. 식재료를 보다 신선하게 보관하길 원하는 40~50대 주부에게 호평을 받으며 매출이 1년 만에 20% 이상 늘었다. 업계에선 가정용 초저온 냉동고 시장이 올해 2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식(食) 부문 가전업계의 또 다른 트렌드는 외산 또는 중소업체 제품의 약진이다. 이들은 독특한 기능과 디자인, 그리고 웰빙 트렌드에 맞는 수제(home-made) 간식 요리기구로 삼성, LG 등 대기업이 주름잡던 시장 틈새를 파고든다.
이탈리아 고급 주방가전 브랜드 ‘스메그’는 최근 ‘강남 냉장고’로 불리는 컬러 냉장고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크기는 일반 냉장고의 3분의 2 정도로 작고, 가격은 200만~300만원 안팎으로 비교적 고가지만 1950년대 복고풍의 선명한 원색을 사용하고 아이폰처럼 매끄러운 곡선의 디자인을 채용해 인테리어 가전으로 제격이다. 한화 갤러리아 관계자는 “대용량이 필요 없고 성능보다 디자인에 민감한 싱글족이 주 고객층이다. 가정집은 물론, 개인 사무실이나 서재에 둬도 잘 어울려 최근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랜드 ‘레꼴뜨’는 10만원 이하 저렴한 제품으로 1인 가구 공략에 나섰다. 1인 전기밥솥, 1인 토스터기, 멀티찜기 등이 4만~7만원대에 불과해 전년 대비 17% 판매가 늘었다. 독일 가전 전문 브랜드 ‘보만’도 기름 없이 도넛을 만들어주는 ‘도넛 메이커’로 인기를 얻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에어프라이어(기름 없이 뜨거운 공기로 바삭한 튀김요리를 할 수 있는 제품)인 ‘프라이어 오븐’을 최근 4년간 10만대 넘게 팔았다. 그릭요거트, 청국장, 식초 등 발효조리 기능이 있는 NUC전자의 ‘스마트 발효기’도 이마트에서만 월 2000개씩 팔리며 호평받고 있다.
이 밖에 식기세척기와 전기레인지(인덕션)도 인기다. 식기세척기는 G마켓에서 최근 1개월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1% 성장하며 새로운 ‘잇(it)’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전기레인지는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 성장 덕분에 지난해 30만대 넘게 팔렸다.
▷기능보다 디자인…스메그 ‘강남 냉장고’
국내 틈새가전의 시초는 김치냉장고다. 1995년 11월 대유위니아가 뚜껑형 김치냉장고 ‘딤채’를 출시하면서 냉장고 시장의 세분화가 시작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냉장고 연간 판매량은 약 150만대. 일반 냉장고 250만대의 절반이 넘고, 드럼세탁기 판매량과 맞먹는다. 이제 김치냉장고가 틈새상품을 넘어 하나의 가전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한 것.
제2의 김치냉장고는 누구 차지일까. 몇몇 다크호스가 눈에 띈다.
상대가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른다면 다 준비하라 했던가. 동부대우전자는 ‘다목적 냉장고’를 출시, 최근 3년간 5만대를 팔아치웠다.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로 모두 쓸 수 있어 편리하다. LG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가정용 냉동고’도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기존 냉장고의 냉동 기능이 보통 영하 20도까지 가능하다면 이 제품은 최저 영하 60도에서도 냉동시킬 수 있다. 식재료를 보다 신선하게 보관하길 원하는 40~50대 주부에게 호평을 받으며 매출이 1년 만에 20% 이상 늘었다. 업계에선 가정용 초저온 냉동고 시장이 올해 2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식(食) 부문 가전업계의 또 다른 트렌드는 외산 또는 중소업체 제품의 약진이다. 이들은 독특한 기능과 디자인, 그리고 웰빙 트렌드에 맞는 수제(home-made) 간식 요리기구로 삼성, LG 등 대기업이 주름잡던 시장 틈새를 파고든다.
이탈리아 고급 주방가전 브랜드 ‘스메그’는 최근 ‘강남 냉장고’로 불리는 컬러 냉장고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크기는 일반 냉장고의 3분의 2 정도로 작고, 가격은 200만~300만원 안팎으로 비교적 고가지만 1950년대 복고풍의 선명한 원색을 사용하고 아이폰처럼 매끄러운 곡선의 디자인을 채용해 인테리어 가전으로 제격이다. 한화 갤러리아 관계자는 “대용량이 필요 없고 성능보다 디자인에 민감한 싱글족이 주 고객층이다. 가정집은 물론, 개인 사무실이나 서재에 둬도 잘 어울려 최근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랜드 ‘레꼴뜨’는 10만원 이하 저렴한 제품으로 1인 가구 공략에 나섰다. 1인 전기밥솥, 1인 토스터기, 멀티찜기 등이 4만~7만원대에 불과해 전년 대비 17% 판매가 늘었다. 독일 가전 전문 브랜드 ‘보만’도 기름 없이 도넛을 만들어주는 ‘도넛 메이커’로 인기를 얻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에어프라이어(기름 없이 뜨거운 공기로 바삭한 튀김요리를 할 수 있는 제품)인 ‘프라이어 오븐’을 최근 4년간 10만대 넘게 팔았다. 그릭요거트, 청국장, 식초 등 발효조리 기능이 있는 NUC전자의 ‘스마트 발효기’도 이마트에서만 월 2000개씩 팔리며 호평받고 있다.
이 밖에 식기세척기와 전기레인지(인덕션)도 인기다. 식기세척기는 G마켓에서 최근 1개월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1% 성장하며 새로운 ‘잇(it)’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전기레인지는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 성장 덕분에 지난해 30만대 넘게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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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住)
▷공기청정기, TV·청소기 대열 우뚝
주거 관련 가전제품 중 가장 큰 시장은 단연 에어컨, TV, 청소기다. 연간 판매량이 에어컨은 250만대, TV와 청소기는 200만대씩에 달한다.
여기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 제품군이 있으니 바로 공기청정기다. 지난해 들어 급증한 미세먼지가 일등공신이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연간 40만대 이하로 유지되던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지난해 100만대를 돌파하더니 올해는 200만대를 넘보고 있다. 공기청정기 안에서도 진화는 계속된다. 냉장고에서 김치냉장고가 나왔다면 공기청정기에선 가습 기능으로 특화한 ‘에어워셔’가 나왔다. 가습기 기능 70%, 공기청정 기능 30%가 융합된 제품으로 어느새 연간 30만대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냉장고는 이제 더 이상 음식만 보관하는 곳이 아니다. 화장품도 보관할 수 있다. 소형 냉장고보다도 크기가 작은 ‘미니 화장품 냉장고’가 인기다. 티몬에서 올 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윤영식 티몬 가전팀장은 “보통은 ‘미니 화장품 냉장고’로 알고 있지만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아웃도어 활동이 늘면서 차량용, 캠핑용으로 사용하는 고객도 많다. 상대적으로 공간이 부족한 1인 가구들은 반찬이나 술을 넣는 냉장고로도 사용하면서 판매량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의 3~4분의 1을 보내는 곳, 바로 침대다. 침구청소기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침구청소기 전문기업 레이캅코리아는 지난해 9월 전 세계 누적 판매량 600만대를 돌파했다. 러빙홈 침구청소기도 이마트에서 월 1000대씩 팔리며 선방하고 있다.
고성능에 대한 수요도 틈새가전 시장의 원동력이다. 가정용이지만 성능은 산업용 뺨치는 제품이 주목받는다.
세계 산업용 청소기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독일의 세계 최대 청소장비 전문업체 ‘카처’는 요즘 가정용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리창 청소기 ‘WV50 Plus’와 가정용 고압세척기 ‘K4’를 통해서다. 실내에 쌓인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시장 반응이 좋다.
두 제품은 지난해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25%, 50%씩 급증했다. 특히 K4는 자전거나 자동차 셀프 세척에 유용해 30~40대 남성 고객층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국카처 관계자는 “이들은 원래 자영업자나 전원주택 거주자, 세차장, 산업 현장 등에서 주로 사용되던 제품이었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다 확실한 세척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틈새가전 시장 전망은
▷집안일 서툰 남성 타깃 AI가전 주목
업계에선 틈새가전 시장이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소비자 수요가 개성화되고 있어 가전제품도 점점 기능이 세분화, 다양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틈새가전 시장도 커질 듯하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벌이, 비혼 등의 트렌드는 성인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성인 남성의 가사노동 평균 시간은 평일 39분, 토요일 1시간1분, 일요일 1시간13분으로 199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방송에선 남자 요리사들이 등장하는 ‘쿡방’ ‘요섹남’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전제품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시장에서 남성들의 인테리어, 청소, 요리 관련 제품 구매량이 늘고 있다”며 “남성들의 서툰 집안일 솜씨를 보완해주는 가전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도 국내 가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든 가정이 스마트홈화되면서 AI(인공지능)가 탑재된 가전제품이 각광받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공기청정기, TV·청소기 대열 우뚝
주거 관련 가전제품 중 가장 큰 시장은 단연 에어컨, TV, 청소기다. 연간 판매량이 에어컨은 250만대, TV와 청소기는 200만대씩에 달한다.
여기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 제품군이 있으니 바로 공기청정기다. 지난해 들어 급증한 미세먼지가 일등공신이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연간 40만대 이하로 유지되던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지난해 100만대를 돌파하더니 올해는 200만대를 넘보고 있다. 공기청정기 안에서도 진화는 계속된다. 냉장고에서 김치냉장고가 나왔다면 공기청정기에선 가습 기능으로 특화한 ‘에어워셔’가 나왔다. 가습기 기능 70%, 공기청정 기능 30%가 융합된 제품으로 어느새 연간 30만대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냉장고는 이제 더 이상 음식만 보관하는 곳이 아니다. 화장품도 보관할 수 있다. 소형 냉장고보다도 크기가 작은 ‘미니 화장품 냉장고’가 인기다. 티몬에서 올 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윤영식 티몬 가전팀장은 “보통은 ‘미니 화장품 냉장고’로 알고 있지만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아웃도어 활동이 늘면서 차량용, 캠핑용으로 사용하는 고객도 많다. 상대적으로 공간이 부족한 1인 가구들은 반찬이나 술을 넣는 냉장고로도 사용하면서 판매량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의 3~4분의 1을 보내는 곳, 바로 침대다. 침구청소기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침구청소기 전문기업 레이캅코리아는 지난해 9월 전 세계 누적 판매량 600만대를 돌파했다. 러빙홈 침구청소기도 이마트에서 월 1000대씩 팔리며 선방하고 있다.
고성능에 대한 수요도 틈새가전 시장의 원동력이다. 가정용이지만 성능은 산업용 뺨치는 제품이 주목받는다.
세계 산업용 청소기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독일의 세계 최대 청소장비 전문업체 ‘카처’는 요즘 가정용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리창 청소기 ‘WV50 Plus’와 가정용 고압세척기 ‘K4’를 통해서다. 실내에 쌓인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시장 반응이 좋다.
두 제품은 지난해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25%, 50%씩 급증했다. 특히 K4는 자전거나 자동차 셀프 세척에 유용해 30~40대 남성 고객층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국카처 관계자는 “이들은 원래 자영업자나 전원주택 거주자, 세차장, 산업 현장 등에서 주로 사용되던 제품이었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다 확실한 세척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틈새가전 시장 전망은
▷집안일 서툰 남성 타깃 AI가전 주목
업계에선 틈새가전 시장이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소비자 수요가 개성화되고 있어 가전제품도 점점 기능이 세분화, 다양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틈새가전 시장도 커질 듯하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벌이, 비혼 등의 트렌드는 성인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성인 남성의 가사노동 평균 시간은 평일 39분, 토요일 1시간1분, 일요일 1시간13분으로 199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방송에선 남자 요리사들이 등장하는 ‘쿡방’ ‘요섹남’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전제품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시장에서 남성들의 인테리어, 청소, 요리 관련 제품 구매량이 늘고 있다”며 “남성들의 서툰 집안일 솜씨를 보완해주는 가전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도 국내 가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든 가정이 스마트홈화되면서 AI(인공지능)가 탑재된 가전제품이 각광받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