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업체가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사이 유럽 가전 회사들도 국내 시장에 침투하면서 맞대응하고 있다. 삼성·LG가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키워놓은 신성장 시장을 빠르게 치고 들어오고 있는 것.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 가전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제품 종류를 크게 늘리고 있다. 기존 총판 형태로 운영해왔던 업체들도 법인을 설립하면서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가전 회사들이 새롭게 뛰어든 분야를 공략하면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30년 전통의 독일 블롬베르크는 국내 시장에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를 내놨다. 기존 가열 방식이 아닌 제습 방식으로 옷감 손상이 비교적 적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시장이다.
블롬베르크는 국내 회사들과 비슷한 가격에 용량이 다소 큰 10㎏ 제품을 내놨다. 특히 기존의 백화점 판매에 집중해 왔던 것과 달리 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과감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광고 모델도 인기 배우 김수현을 내세우며 최근 국내 가전 회사들의 광고와 다른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오디오 음향기기 제조업체 젠하이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브랜드다. 2013년 한국에 해외 지점을 설립해 헤드폰, 이어폰, 마이크, 통합 음향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이달 초 법인을 설립했다. 신임 대표이사는 그동안 한국 지점을 이끌어온 이동용 사장이 맡았다. 그는 삼성전자 가전 부문에서 일하면서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 마케팅 총괄과 삼성전자 말레이시아 법인장 등을 역임하고 2015년 젠하이저에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젠하이저 관계자는 "설립을 통해 독자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하이엔드 오디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 오래전 진출했던 유럽 가전 업체들도 과감하게 품목을 늘리는 분위기다. 세탁기·청소기로 유명한 독일 밀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AK플라자에 쿠킹스튜디오를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 쿠킹클래스 등을 통해 새로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밀레코리아는 신임 대표로 유니레버 코리아 상무 출신인 고희경 대표를 영입하면서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군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전동공구와 자동차 부품으로 알려진 보쉬도 한국의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보쉬가 271ℓ 빌트인 냉장고(KIS87AF30Q)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내년에는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냉장고 등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보쉬는 전문 스피커 분야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가전 외에도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영국 다이슨, 이탈리아 스메그 등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2002년 법인 설립 후 한국 시장에 진출해 청소기 분야에서 2005~2016년까지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 임원이 일렉트로룩스 스웨덴 본사 부사장으로 임명돼 일렉트로룩스 글로벌 주방소형가전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스메그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강남 냉장고'라 불리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베이킹 전문 고객을 위한 '디지털 스팀 컨벡션 오븐(모델명 ALFA43XEH)'을 출시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영국 다이슨은 강남을 중심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가전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일부 유럽 가전이 애프터서비스(AS) 등 불편함을 극복하고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삼성·LG에 맞서려면 연예인을 동원한 광고·마케팅뿐 아니라 AS 분야에도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블롬베르크는 국내 회사들과 비슷한 가격에 용량이 다소 큰 10㎏ 제품을 내놨다. 특히 기존의 백화점 판매에 집중해 왔던 것과 달리 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과감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광고 모델도 인기 배우 김수현을 내세우며 최근 국내 가전 회사들의 광고와 다른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오디오 음향기기 제조업체 젠하이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브랜드다. 2013년 한국에 해외 지점을 설립해 헤드폰, 이어폰, 마이크, 통합 음향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이달 초 법인을 설립했다. 신임 대표이사는 그동안 한국 지점을 이끌어온 이동용 사장이 맡았다. 그는 삼성전자 가전 부문에서 일하면서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 마케팅 총괄과 삼성전자 말레이시아 법인장 등을 역임하고 2015년 젠하이저에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젠하이저 관계자는 "설립을 통해 독자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하이엔드 오디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 오래전 진출했던 유럽 가전 업체들도 과감하게 품목을 늘리는 분위기다. 세탁기·청소기로 유명한 독일 밀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AK플라자에 쿠킹스튜디오를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 쿠킹클래스 등을 통해 새로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밀레코리아는 신임 대표로 유니레버 코리아 상무 출신인 고희경 대표를 영입하면서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군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전동공구와 자동차 부품으로 알려진 보쉬도 한국의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보쉬가 271ℓ 빌트인 냉장고(KIS87AF30Q)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내년에는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냉장고 등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보쉬는 전문 스피커 분야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가전 외에도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영국 다이슨, 이탈리아 스메그 등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2002년 법인 설립 후 한국 시장에 진출해 청소기 분야에서 2005~2016년까지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 임원이 일렉트로룩스 스웨덴 본사 부사장으로 임명돼 일렉트로룩스 글로벌 주방소형가전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스메그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강남 냉장고'라 불리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베이킹 전문 고객을 위한 '디지털 스팀 컨벡션 오븐(모델명 ALFA43XEH)'을 출시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영국 다이슨은 강남을 중심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가전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일부 유럽 가전이 애프터서비스(AS) 등 불편함을 극복하고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삼성·LG에 맞서려면 연예인을 동원한 광고·마케팅뿐 아니라 AS 분야에도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