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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대용량에 전기 덜먹고…대우 가성비, 밀레는 프리미엄

촛농불 2018. 4. 3. 08:10

삼성·LG 대용량에 전기 덜먹고…대우 가성비, 밀레는 프리미엄

삼성, 겨울이불 1시간내 척척…LG, 듀얼인버터 살균코스
대우, 인체공학설계로 성능↑…밀레, 400만원대 스팀분사 기능

  • 이재철 기자
  • 입력 : 2018.03.30 16:13:33   수정 : 2018.03.30 23:56:40

◆ 핫 아이템 / 빨래건조기 4종 비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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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자제품 매장에서 의외로 남성 고객의 발길이 몰리는 곳이 있다. 바로 의류건조기 코너다.

미세먼지·황사 등 대기질 문제로 베란다 건조에 불안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지난해 60만대 판매를 기록한 뒤, 올해 1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년 새 10배 가까이 수요가 폭증한 셈이다.
전자업계는 "각종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부인을 배려하기 위해, 혹은 '빨래 업무'를 담당하는 남편들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건조기를 선택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당연히 예비부부에게도 이제 건조기는 '혼수 필수' 가전이 됐다.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4대 고수는 삼성·LG·대우·밀레다. 이들이 국내 시장에 내놓은 9~10㎏대 용량의 건조기는 저온건조와 제습을 반복적으로 구현하는 히트펌프 방식이다. 전기료 부담이 크고 옷감이 빨리 상하는 기존 고온열풍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전기료 부담에도 가스식이 아닌 전기식이 대세다. 가스식은 가스관 연결을 위해 벽에 별도의 구멍을 내야 하는 등 설치가 번거로운 단점이 크다. 또 4사 모두 전용 키트가 있어 세탁기와 상하 직렬 연결이 가능하다. 비좁은 공간에서 건조기를 설치하기 위해 별도의 자리를 마련할 필요 없이 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올려두면 된다.

이처럼 많은 공통점을 가졌지만 세부 기능을 보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회사마다 차별한 기술 요소들이 눈에 띈다.

먼저 9㎏ 용량의 삼성전자 건조기는 다른 국내 제품보다 건조 정도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다림질 △약 △표준 △바짝·강력 등 총 4단계로 설정할 수 있어 옷감 상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점수를 따고 있다. 또 두꺼운 이불이 많아 침구류를 탈탈 털어야 하는 한국 특성을 고려해 '에어워시' 기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젖은 세탁물뿐 아니라 마른 세탁물까지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대장균과 같은 생활 속 유해세균을 99.99%까지 살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조기 사용 시 골칫거리인 보풀 발생과 필터 관리도 간편하게 해결한다. 도어 안쪽의 '올인원 필터'가 옷감 속 먼지와 보풀을 이중으로 잡아주는 것은 물론, 필터를 꺼내 마치 책을 펴듯 양쪽으로 펼치기만 하면 먼지가 쉽게 분리된다. 열교환기도 직접 열어 간편하게 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일주일에 두 번 건조기를 돌리는 가정을 기준으로, 석 달에 한 번씩 필터와 열교환기를 청소해주면 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대용량 이불 등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용량(14㎏)의 건조기 '삼성 그랑데'를 출시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돼 있다. 초반에 히터로 최적 온도에 빠르게 도달한 뒤 인버터 히트펌프로 건조하는 기술이다. 대용량 이불을 완벽하게 건조할 수 있는 데다, 스피드 모드 기준으로 59분 만에 건조를 마칠 수 있다.

한국에서 의류건조기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인 LG전자의 기술력도 최고 수준이다. 트롬 '듀얼 인버터' 건조기(9㎏)는 '듀얼'이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두 개의 심장을 건조기 안에 품고 있다. 건조기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에서 냉매를 압축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실린더가 2개로 구성된 것. 기존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과 비교해 한 번에 압축할 수 있는 냉매량이 15%까지 늘어나 건조 성능은 물론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다.

국내외 업체 중 유일하게 듀얼 방식을 구현하면서 경쟁 제품 대비 낮은 전기료(에너지모드·표준코스 적용 시 1회당 117원)를 자랑하며 역시나 황색포도상구균 등 유해 세균을 99.99% 없애주는 살균코스가 장점이다.

건조 정도는 강력·표준·약 등 3단계로 세탁물 무게를 감지해 예상 소요시간을 계산하는 스마트 타이머 기능을 갖췄다. 또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을 탑재해 습기에 젖은 먼지를 스스로 청소해주는 것은 물론, 건조기의 효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울러 LG전자는 다음달 '삼성 그랑데'와 같은 14㎏ 용량의 듀얼 인버터 건조기를 출시하며 정면승부한다. 지난 22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갔으며, 다음달 27일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대우전자의 클라쎄 건조기(10㎏)는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손꼽힌다.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지난 1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3000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양대 고수와 경쟁하기 위해 이들의 9㎏ 용량 제품과 차별한 10㎏을 채택하면서도 가격은 15%가량 저렴하다. 일반 의류부터 합성섬유, 란제리, 스포츠웨어, 청바지를 비롯해 16가지 의류별 건조 코스를 제공한다. 또한 건조가 끝난 후에도 건조기 드럼이 회전해 옷감의 구김을 방지해주는 구김방지 기능을 넣었다.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해 '다이내믹 인버터 모터'를 개발해 적용했다.

클라쎄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가성비와 함께 디자인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도어 손잡이 위치다. 좌우 수평 방향을 기준으로 시계 10시 방향께 상단에 손잡이를 설치해 사용자가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되는 인체공학적 설계 방식이 적용됐다. 지난달 대유그룹에 인수되면서 대우전자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지금이 상반기 구매 적기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유럽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가 만든 건조기 T1은 프리미엄의 '끝판왕'이다. 판매가가 400만원대에 이르는 T1 건조기(10㎏)는 소비자들이 '20년 이상 쓴다'는 생각으로 통 큰 구매를 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 LG·대우 제품보다 많은 총 21개 건조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방수처리·면위생·사일런스·스팀스무딩 등 세분화한 건조 기능이 제품의 매력도를 더하는 부분이다. 특히 스팀피니시 기능은 다림질을 대신하는 효과를 줘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건조기에서 빼내기 전에 스팀과 열을 분사해 섬유를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밀레만의 특허 기술인 '향기 카트리지'는 코쿤 등 5가지 향을 제공한다.

제품 전면을 에나멜로 코팅해 생활 스크래치도 최소화했다. 동일 용량의 국내 제품 대비 4배에 육박하는 가격이 부담이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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