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25 03:04
[위축됐던 소비 반등 기미]
-유통업 매출 감소폭 줄어
식품 매출 회복되고 있지만 야외용품은 살아나지 않아
-서비스 업종은 여전히 침체
카드 승인액 여전히 뒷걸음… 병원·숙박·관광업 등 부진
24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1층 화장품과 잡화 매장을 둘러보는 수십 명의 고객 중에 마스크를 쓴 손님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안내데스크의 오다혜(24)씨는 "손님 숫자는 메르스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5층 식당가의 한식점 '가야'는 테이블 40개가 모두 차서 20명 이상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도 며칠 새 손님이 조금 늘었다. 1층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허은정(28)씨는 "2주 전엔 하루 온종일 손님이 10명 정도밖에 안 됐는데, 지난 주말부터 확실히 나아졌다"고 말했다. 손님이 뚝 끊겼던 남대문 시장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날 오후 삼익패션타운 1층 여성복 매장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여성 바지를 판매하던 맹옥섭(58)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하루 손님이 20명을 채우지 못한 날이 많았는데, 이번 주 들어서는 70명쯤 된다"고 했다. 노점 매대에서 아동용 내의를 팔던 임동민(37)씨는 "최악은 벗어난 것 같다"고 했다.
- ▲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경제 동향 간담회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소비 위축이 좀 수그러든 것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대형마트부터 소비 위축 풀리는 듯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매출액 감소 폭이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실적이 'L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1위 대형마트 업체인 이마트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나 감소했다. 그러나 메르스 감염 환자 증가세가 완화된 지난 주말부터 고객이 서서히 늘기 시작해, 1~23일 매출은 작년보다 4.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시간이 갈수록 감소 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품목별로는 식품 매출부터 회복되고 있다. 채소·육류 같은 식품 재료와 가공식품은 이달 들어 23일까지 매출이 작년보다 각각 1.0%, 2.5% 줄어든 정도다. 다만 의류나 가전제품은 아직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씩 감소한 상태다. 지역별로 보면 21일 이후 부산, 충북 충주, 경북 경산, 제주 등을 뺀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서울 은평·성수·가양점, 충남 천안점 등 일부 점포는 21일부터 3일간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1위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아웃렛 포함) 매출도 이달 18일까지는 작년보다 5.5% 감소했지만, 20일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23일 매출은 작년보다 4.9% 적은 수준이다.
◇병원·여행 등 서비스 업종은 여전히 침체
소비 심리 회복의 잣대라고 볼 수 있는 신용카드 승인액은 여전히 뒷걸음질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메르스 충격이 없었던 5월에 비해 6월 첫째 주(1~7일)는 신용카드 승인액이 -5.5%, 둘째 주(8~14일)는 -5.1%, 셋째 주(15~21일)는 -8%로, 감소 폭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병의원, 여가, 관광 업종이 여전히 큰 폭의 소비 위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월 셋째 주에 숙박업 카드 사용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8%나 줄었다. 항공사(-15%)와 여행사 (-13.8%)도 비슷한 상황이다. 메르스 감염 우려로 환자가 줄어들면서 종합병원은 26.8%나 감소했다. 여가와 관련이 있는 헬스클럽(-7.5%), 수영장(-19%), 수족관(-41.5%)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소비 지표의 부진이 완화되는 조짐은 있지만, 서비스산업 부진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비가 정상화되려면 기업이나 개인들이 일상적인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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