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쿠쿠, 가전시장 '영역 파괴' 나섰다

대유·쿠쿠, 가전시장 '영역 파괴' 나섰다

2015.06.30 16:33:59

[미디어잇 이상훈] 현재 가전업계는 주력 사업분야를 넘어 비 주력분야로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동종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새로운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데, 새롭게 진출하는 시장 역시 기존 강자들이 즐비해 가전업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컨과 김치냉장고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는 지난 25일 전기주전자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전기주전자의 단점을 크게 보완한 제품으로, 2중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적용해 보온성을 높였고 동시에 뜨거워진 표면 접촉으로 인한 화상을 방지하도록 만들었다. 

▲대유위니아의 소형 주방가전 브랜드 '디바이딤채'의 첫 제품인 전기주전자(사진=대유위니아)

대유위니아는 전기주전자를 출시하며 아예 ‘d° by dimchae(디바이딤채)’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대유위니아는 지금까지 김치냉장고와 냉장고, 업소형 냉장고에 사용하는 ‘딤채’와 에어컨, 에어워셔, 제습기 등에 사용하는 ‘위니아’ 브랜드를 운영해왔다. 여기에 ‘디바이딤채’라는 주방가전 브랜드를 추가하며 소형 주방가전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가 전기주전자 출시를 시작으로 연내 전기레인지와 쥬서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딤채 브랜드로 전기밥솥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유위니아는 현재까지 약 6종의 주방가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기밥솥 시장은 오랫동안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이 양강구도를 형성해 왔다. 여기에 대유위니아가 새롭게 가세해 3파전을 벌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쿠전자는 얼마 전 안마의자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쿠쿠전자는 전기밥솥, 정수기, 전기레인지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지만 지난 5월 27일 에어백 54개와 지압돌기 28개를 탑재한 고급 사양의 안마의자 ‘내추럴릴렉스(모델명 CMS-A10IB)’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쿠쿠전자가 자체 기술력과 디자인을 활용해 만든 안마의자 ‘내추럴릴렉스’(사진=쿠쿠전자)

안마의자 사업 진출은 기존 쿠쿠전자의 주력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거리감 있게 느껴지지만 제품 디자인과 기술은 모두 쿠쿠전자가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얘기할 때 쿠쿠전자를 ‘건강생활가전기업’이라고 말한다. 쿠쿠전자는 주방가전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제습기, 비데 등 다양한 생활가전도 출시하고 있으며, 안마의자도 건강생활가전 라인업을 확대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마의자의 제조는 중국에서 하지만 디자인과 안마 기술 등 핵심적인 부분은 모두 쿠쿠전자가 직접 설계 디자인했다”고 강조했다. 

쿠쿠전자는 안마의자를 렌탈 형식으로 판매한다. 월 렌탈료는 5만 6900원씩 총 39개월이며, 렌탈할 경우 12개월마다 발 직물 교체 서비스와 AS를 받을 수 있다. 렌탈 기간은 바디프랜드와 동일한 39개월이지만 바디프랜드가 철저히 렌탈 중심인데 반해 쿠쿠전자는 일시불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이미 정수기와 비데 등에 렌탈 사업부와 전국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조직을 만들거나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도 돼 렌탈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안마의자 시장의 지명도는 바디프랜드가 강하지만 쿠쿠전자 역시 건강가전 분야에서 36년간 기술을 축적해왔고, 렌탈 시장에서 만든 신뢰도가 있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쿠쿠전자의 안마의자 시장 진출에 앞서 바디프랜드도 주방가전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바디프랜드의 주력 사업분야는 안마의자지만 가정용 현미도정기 ‘맘스밀’과 직수형 정수기 ‘W 정수기’, 그리고 ‘W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등 주방가전을 선보이며 종합 가전회사로 세를 넓히고 있다. 

▲최근 바디프랜드가 출시한 'W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사진=바디프랜드)

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존 영역만 고수할 수 없을 만큼 회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기술력이 있고, 이를 유통할 방법이 있다면 새로운 사업 분야의 진출이 추가 매출의 기회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분야의 강자들과 새롭게 싸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