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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공포…실내 공기관리 시장 바꿨다

촛농불 2016. 5. 10. 08:25
가습기 살균제 공포…실내 공기관리 시장 바꿨다
기사입력 2016-05-09 05:50:09. 폰트 
초음파 방식 제품 퇴출…에어워셔 판매량 늘어나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파동과 잦은 황사와 미세먼지 영향으로 실내공기질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옥시 파동으로 초음파 가습기 제품시장이 붕괴된 가운데 그 자리를 놓고 에어워셔와 공기청정기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에어워셔는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례가 처음 공개된 이후 가습기 대체제로 떠울랐다. 명칭만 다를 뿐 에어워셔 역시 가습기의 일종이지만 습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다르다.

살균제 피해가 발생한 가습기는 초음파 가습기다. 초음파로 물을 진동시켜 미세한 알갱이로 만들어 공기 중으로 분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입자 알갱이가 커서 수조 내에 있는 세균도 함께 분무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들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살균제를 제조, 판매했다. 초음파 가습기 자체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지만 살균제 성분이 물과 함께 분사돼 폐에 축적되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에어워셔는 물에 적신 수건을 실내에 걸어놓는 것과 같은 원리인 자연증발 가습기다. 초음파 가습기보다 수분입자가 작고 기기 내부에 물레방아처럼 생긴 디스크만 있어 청소도 쉽다. 간편함과 위생 상의 장점이 부각되며 2010년 연간 12만대에 그쳤던 판매량이 2011년 살균제 파동 이후 20만대 이상으로 늘면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에어워셔는 2013년에 공기청정기라는 복병을 만났다. 에어워셔가 공기청정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최고 30만대까지 판매량이 늘었던 에어워셔는 다시 20만대로 주저앉았고 현재는 25만∼30만대 사이의 답보 상태다.

그 사이 공기청정기가 치고 올라왔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해지면서 실내공기 관리의 무게추가 습도에서 청정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2014년 연간 3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작년 5000억원까지 성장했고 향후 2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코웨이가 40%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고 그 뒤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쫓고 있다.

선두기업인 코웨이의 공기청정기 매출을 살펴보면 2010년 1961억원에서 가습기 살균제 파동이 터진 2011년 2257억원으로 성장했다. 이후 매년 5% 이상 늘며 작년에는 27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황사와 미세먼지 정도가 심해지면서 수요가 급증, 작년 공기청정기 생산라인의 가동률은 89.1%로 이 회사의 7개 제품 생산라인의 평균 가동률(83.27%)를 웃돌았다.

​최근에는 국내 기후 특성상 가습기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시 에어워셔의 판매량이 느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에어워셔의 장점을 살리고 불편을 줄인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에어워셔는 물 소비량이 많아 자주 채워넣어야 하는데, 정수기처럼 수도와 연결해 자동 급수되는 방식으로 개선한 제품이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이 기능을 가진 제품을 분양 아파트에 빌트인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형수 딘에어코리아 대표는 “초음파 가습기 자체가 유해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이번 살균제 피해 문제로 더이상 초음파 가습기가 사용되지 않을 것이고 공기청정기가 가습기 기능을 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대안은 에어워셔 뿐”이라며 “앞으로는 자연증발 가습기의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시장이 다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수아기자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