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Tech] 선조들의 가마솥 과학 담긴 전기압력밥솥…잘 지어진 밥알이 세로로 서는 이유

입력 : 2016.05.17 14:00
가마솥은 밥을 지을 때 사용하던 무쇠로 만든 커다란 솥이다. 이제는 시골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흔치않은 물건이 되었지만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마솥에 지은 밥은 유독 윤기가 돌고 찰지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 있다. 밥심으로 살아온 우리 민족에겐 가마솥은 생명줄과 같은 필수품이었다.
- ▲ 가마솥에서 갓 지은 밥을 주걱으로 푸는 모습 /조선DB
◆ ‘가마솥 과학’으로 진화하는 전기압력밥솥
국내 전기압력밥솥 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약 95% 수준이다. 한 가정에 평균 한대씩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가마솥의 원리를 응용한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전기압력밥솥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 ▲ /조선DB
전기압력밥솥은 크게 일반 압력 방식과 IH(Induction Heating·통가열식) 압력 방식 등 2가지로 나뉜다.
일반 압력은 내솥 밑면을 가열해 밥을 짓는 열판 가열 방식이기 때문에 내솥 상층과 하층의 온도차가 발생할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밥을 지을 경우 아래는 잘 익고 위는 설익는 ‘층층밥’이 될 수 있다.
IH압력은 내솥 전체를 둘러싼 전기 코일이 내뿜는 열로 솥 전체를 동시에 가열해 쌀알 하나하나까지 익혀준다. 솥 전체가 달궈져 쌀을 익히는 가마솥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일반 압력 방식보다 밥알을 빠르게 익히기 때문에 쌀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밥의 영양분 파괴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취사 시간을 10분 이내로 줄인 제품도 출시됐다. 이 기술의 핵심은 밥솥의 측면 화력을 두 배 이상 높여 밥의 단맛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 전기압력밥솥의 뚜껑을 닫고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돌리는 모습 /조선DB
쌀이 잘 익으려면 대기압(1기압) 이상의 압력이 필요하다. 밥을 지을 때 솥 안의 수증기가 빠져나가 ‘김이 새면’ 설익게 된다. 솥뚜껑은 전통 가마솥 전체 무게에서 3분의 1을 차지한다. 솥뚜껑은 가마솥 내솥의 압력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전기압력밥솥은 솥뚜껑과 같이 무거운 장치를 얹기 어렵기 때문에 내솥과 뚜껑이 톱니바퀴식으로 꽉 물리도록 만들어졌다. 수증기가 빠져나갈 수 없게 한 것이다. 또 압력 조절 장치를 달아 일정 압력(2기압) 이상이 되면 수증기가 빠져나가도록 설계됐다. 2기압이 넘어설 경우 밥알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 ▲ 가마솥처럼 디자인 된 내솥의 모습. 내솥 외부는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 금으로 마감했다. /쿠쿠제공
가마솥은 밑바닥이 둥그렇기 때문에 각 부위 온도의 편차가 적다. 바닥의 두께가 부위별로 다른 점도 한몫한다. 불에 먼저 닿는 부분을 두껍게 하고 가장자리 부분을 얇게 만들어 열전도율을 높이면서 온도의 편차를 줄였다.
최근 출시된 전기압력밥솥 내솥의 바깥부분이 금이나 구리로 마감된 것은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솥의 주요 재질인 스테인리스강은 열전도율이 낮아서 쌀에 열이 전달되는 속도가 느리다. 반면 구리와 금은 스테인리스강보다 열전도율이 각각 12배, 9배 정도 높다.
전기압력밥솥의 내솥에 가마솥의 디자인과 소재를 적용한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전기밥솥 전문기업 쿠첸은 프리미엄 제품인 ‘명품철정 엣지’에 전통 가마솥 공법을 적용한 내솥을 담았다. 내솥은 몸통 부분이 볼록한 형태의 가마솥 외형으로 디자인됐다. 열 전도율과 효율성이 향상돼 구수한 가마솥 밥맛을 맛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쿠쿠는 전기압력밥솥의 내솥을 가마솥과 같은 무쇠로 만든 ‘무쇠장인’이라는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 ▲ 전기압력밥솥 내솥에서 발생하는 대류현상 /쿠쿠제공
많은 사람이 맛있게 잘된 밥을 부를 때 ‘밥알이 섰다’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현상은 밥솥 내부에서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또 아래에서 위로 순환하는 대류현상(對流現象)에 의해 발생한다.
대류현상은 따뜻해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찬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따뜻한 공기는 차가워지고, 차가운 공기는 따뜻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1900년에 프랑스 물리학자 앙리 베나르(Henri Benard)에 의해 최초로 증명됐다.
밥솥 내부에 가득 찬 뜨거운 공기는 쌀을 익히는 과정에서 솥 벽면을 타고 아래로 내려온 뒤 다시 위로 올라간다. 이 때 쌀알의 자세가 조금씩 바꾸게 된다. 가로로 누워있던 쌀알이 세로로 서는 것이다.
- ▲ 밥알이 세로로 서있는 모습 /대유위니아 제공
대유위니아는 내솥에서 강력한 대류현상을 일으키기 위해 내솥에 7개의 물결 모양의 홈을 팠다. 그 결과 대류현상 횟수가 1.5배 이상 늘어 밥알이 익는 시간이 더 빨라졌고 밥알 하나하나가 골고루 잘 익는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김만석 대유위니아 홍보팀장은 “최상층부의 밥알이 위로 선다는 것은 그만큼 내솥 내부의 하층, 중층, 상층에 있는 쌀알이 골고루 잘 익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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