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_김치냉장고,공기조화 外

[비즈 르포] 20년 匠人 손길 거쳐 탄생하는 '딤채'...생산 거점 아산 공장 가보니

촛농불 2016. 11. 21. 07:58

[비즈 르포] 20년 匠人 손길 거쳐 탄생하는 '딤채'...생산 거점 아산 공장 가보니

  • 아산=황민규 기자


    입력 : 2016.11.20 12:00

    “아, 바쁩니다, 바빠요!"

    18일 찾은 대유위니아 충남 아산 공장은 하루 20시간 주야간 '풀가동'에 돌입해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에 서서 각자 맡은 작업을 하고 있는 280여명의 직원들은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눈길 한 번 건넬 시간 없이 조립, 점검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11월 중순경부터 시작되는 김장철은 김치냉장고 제품의 최대 성수기이기도 하다. 대유위니아의 연간 김치냉장고 매출의 60~65%가 11월부터 12월 사이에 집중된다. 한 해 중 이 시기가 가장 바쁘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성준 대유위니아 생산본부장은 "아산공장에서는 성수기 시즌에 평소의 두 배인 하루 평균 1700대의 냉장고 제품을 생산하고 이 중 대부분이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라며 "12월10일까지는 모든 직원들이 20시간 2교대로 풀근무에 돌입하는 시스템으로 분주하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18일 대유위니아 충남 아산공장에서 김치냉장고 딤채가 출하를 앞두고 안정성 점검 작업을 받고 있다./ 대유위니아 제공
    18일 대유위니아 충남 아산공장에서 김치냉장고 딤채가 출하를 앞두고 안정성 점검 작업을 받고 있다./ 대유위니아 제공
    ◆김치냉장고의 본산 아산공장...20년 넘은 숙련공 땀방울

    대유위니아 충남 아산공장은 회사의 본사가 있는 김치냉장고 생산 거점이다. 대지면적만 8만7313제곱미터에 달하는 이 공장은 대유위니아가 김치냉장고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김치연구소'를 만들었던 김치냉장고 사업의 본산(本山)이기도 하다.

    대유위니아는 1995년 만도기계 아산사업부 시절에 김치냉장고 '딤채'를 출시한 이후 약 20년 동안 김치냉장고 시장점유율 1위를 거의 놓치지 않고 있다. 1999년 외환위기 때 한라그룹이 위니아만도를 컨소시엄에 매각했고, 이를 2014년 대유그룹이 인수하면서 대유위니아로 사명을 변경했다.회사의 주인이 수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아산공장의 핵심 직원들은 거의 바뀌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최성준 본부장은 "아산공장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0년을 훌쩍 뛰어넘는다"며 "이들 대부분이 김치냉장고가 처음 등장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일해온 숙련공"이라고 치켜세웠다. 전자기기 제조업체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20년을 상회하는 건 이례적이다.

    딤채가 생산되는 과정에는 '사람의 손'이 많이 간다. 대부분의 전자제품 생산기업이 가급적이면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하는 것과 달리 대유위니아는 김치냉장고 성능의 핵심 부품인 냉각기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숙련공이 직접 하나하나 제품을 손수 작업해 부착하는 공정을 고집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냉각기를 부착하는 작업을 할 때 미세한 간격의 차이에 따라서도 김치맛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그만큼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김치냉장고가 처음 등장했던 시절부터 일해온 핵심 인력들이 아직도 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냉각기 기술과 김치냉장고 설계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노하우도 딤채를 완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검사 또 검사...타협하지 않는 품질 테스트

    18일 대유위니아 충남 아산공장에서 김치냉장고 딤채가 출하를 앞두고 안정성 점검 작업을 받고 있다./ 조선DB
    18일 대유위니아 충남 아산공장에서 김치냉장고 딤채가 출하를 앞두고 안정성 점검 작업을 받고 있다./ 조선DB
    대유위니아 아산공장은 독자 개발한 검사시스템으로도 유명하다. 대유위니아는 조립을 마친 김치냉장고의 성능과 안정성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첨단 센서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대유위니아는 이 검사시스템 자체를 제조 특허로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아산공장의 현장 관계자는 "타사의 경우 김치냉장고의 성능을 최종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직접 온도를 측정하거나 사람의 손으로 냉각 성능 등을 확인하는데 대유위니아의 경우 냉장고 내외부의 온도를 감안해 최적의 냉방이 유지되는 지 등을 스스로 판단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10년 수준의 수명을 보장하기 위해 거치는 극한 환경 테스트를 포함해 총 8번의 테스트를 거쳐 딤채는 조립하기 시작한 지 1~2일이 지나서야 창고로 나온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이미 포장까지 마친 제품에 대해 검사관들은 무작위로 제품을 골라 다시 한 번 테스트를 진행한다.

    최 본부장은 "무작위 테스트에서 김치냉장고에서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한 건이라도 있을 경우 전 사업장에 비상이 걸린다"며 "100대에서 300대의 제품을 모두 다시 검사하고 생산라인도 총체적 검사를 시행할 정도로 가혹한 규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딤채의 완성도가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