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수형 정수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나며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생활가전기업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직수형 정수기는 정수조, 온수조, 냉수조 등을 갖춘 기존 정수기와 달리 '물통'이 없어 저수조 오염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게다가 설계상 크기도 작게 할 수 있어 부엌의 싱크대 등에 놓아도 공간을 많이 차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온수나 냉수를 그때 그때 만들기 때문에 열효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직수형 정수기는 보다 완벽하게 물을 정수하는 역삼투압식이 아닌 중공사막식이 100%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중공사막식은 중금속과 세균 등은 걸러내고 미네랄이 있는 물을, 역삼투압식은 미네랄까지 제거한 순수한 물만을 각각 제공한다.
- ▲ 코웨이 마이한뼘 정수기 IoCare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체 정수기시장 점유율이 41%로 1위인 코웨이는 지금까지 직수형 정수기만 약 70만 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웨이는 2012년 초에 직수형 정수기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한뼘 정수기2', '마이한뼘 정수기 IoCare'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 선보인 마이한뼘 정수기 IoCare는 사물인터넷(IoT) 기술까지 적용한 똑똑한 정수기다. 최대 3명까지 물 음용량 정보를 기억하는 이 정수기는 개인별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관리한다. 또 정수기 스스로 고장도 진단할 수 있어 이상이 생길 경우엔 코웨이 콜센터로 바로 연결을 해주기도 한다.
직수형이라 물이 통과되는 관이 길어 생길 수 있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순환살균 시스템'을 적용해 물이 지나는 유로는 물론, 물이 나오는 파우셋까지 전기분해살균수로 살균하는 기능을 갖췄다.
또 분유를 탈 때 적합한 온도(45도), 차 마실때 온도(70도), 커피 등 요리에 쓰는 온도(85도) 등 3단계로 온도 자동설정도 할 수 있어 원하는 온도의 물을 바로 추출해 사용할 수 있다.
- ▲ LG전자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
대형가전기업 중에선 LG전자가 직수형 정수기를 2014년 처음 내놓았다.
지난달 말까지 LG전자는 누적으로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를 13만대 가량 판매했다. 특히 지난 10월 한 달 동안에만 총 3만대, 1분30초당 1대씩을 파는 등 직수형 정수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 ▲ SK매직 슈퍼 S정수기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는 차별화된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을 적용해 필요에 따라 냉각 능력을 조절해 전기료 부담을 대폭 낮췄다. 기존 저수조를 갖춘 정수기에 비해 에너지 소비효율이 약 35% 이상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3가지 맞춤형 온수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일정한 온도의 물을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최근 SK네트웍스로 주인이 변경되며 사명을 바꾼 SK매직도 직수형 정수기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SK매직의 직수형 정수기 누적 판매량은 약 26만대. 정수기 시장에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청호나이스가 직수형 정수기를 내놓지 않고 있어 관련 시장에선 누적 판매대수로 코웨이에 이어 SK매직이 2위인 셈이다.
'슈퍼 S 정수기'는 UV코크 살균 기능을 적용해 2시간마다 10분씩 자동으로 코크를 살균, 99.9% 이상의 살균력을 자랑한다. 어린이 전용버튼은 키가 작은 아이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냉수와 정수만 사용할 수 있어 화상 위험도 없다.
- ▲ 교원 웰스 tt
게다가 IoT 관리서비스를 도입해 제품 이상 유무를 스스로 진단해 사용자의 핸드폰과 서비스센터로 전송하기 때문에 신속한 조치도 가능하다. 전용 스마트폰 앱인 'Magic'을 통해 LED램프 조명 및 물 온도 등을 집밖에서도 컨트롤 할 수 있다.
교원그룹도 현재까지 약 16만대의 직수형 정수기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선보인 3세대 정수기 '교원 웰스 tt'는 매달 평균 1만대 이상 팔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냉각탱크 대신 이중관 형태의 밀폐형 유로관을 탑재해 냉수 사용 시에만 작동되는 급속 순간 냉각방식으로 냉수를 무한대로 공급할 수 있다. 또 순간온수기능을 통해 ▲야채 세척이나 분유를 탈 때 적합한 50도 ▲차 마시기에 알맞은 70도 ▲커피나 라면 등 요리에 적합한 85도 등 3단계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냉수는 물론 차나 커피 한잔에 알맞은 120㎖부터, 라면 한 개 및 찌개 끓이기에 적당한 550㎖,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할 때는 1.5ℓ까지 3단계로 물의 양도 조절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수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직수형 정수기는 일종의 틈새 시장으로 업체들마다 첨단 기술 등 편리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