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_김치냉장고,공기조화 外

대유위니아, 동부대우전자 인수해 종합가전회사로 도약할까

촛농불 2017. 8. 17. 17:41

대유위니아, 동부대우전자 인수해 종합가전회사로 도약할까에어컨과 공기청정기 흥행으로 '딤채' 의존 벗어나...인수 성공하면 국내외 입지 굳힐 듯

김용원 기자  |  on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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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7  15: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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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가전업체 대유위니아가 에어컨 등 생활가전의 흥행에 힘입어 사업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실적의 대부분을 의존했던 김치냉장고 ‘딤채’의 의존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동부대우전자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데 성공할 경우 제품 라인업 다변화와 해외시장 진출확대에 강력한 추진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박성관 대유위니아 대표.

17일 대유위니아에 따르면 상반기에 김치냉장고와 전기밥솥을 제외한 생활가전의 매출은 모두 92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 이상 급증했다. 매출비중은 약 57%로 집계됐다.

그동안 대유위니아는 주력상품인 딤채 브랜드 김치냉장고에서 대부분의 실적을 냈다. 따라서 김장철을 앞둔 연말 성수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부분 집중되고 상반기에는 큰 손실을 봤다.

하지만 상반기 전체 영업손실이 11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며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내에서 무더위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하며 대유위니아의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약 3배 정도 늘어난데다 고가의 공기청정기 수요도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에어컨은 브랜드 영향력이 절대적인데 위니아 브랜드의 인지도가 캐리어와 동부대우 등 경쟁사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며 “디자인과 품질개선에 주력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김치냉장고 외 가전제품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대유위니아는 최근 활발한 조직쇄신에 나서며 사업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올해 본사를 신규공장이 위치한 광주로 옮겨 현장경영과 소통을 강화하고 연구개발부서에도 공기청정기 등 새 제품군의 전담부서도 신설했다. 향후 사업분야를 더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유위니아가 주방가전 외에 경험이 적어 단기간에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브랜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제품 종류가 적으면 성장에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이런 배경에서 대유그룹이 현재 매각이 추진되는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며 대유위니아와 가전사업에서 시너지를 추진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대유그룹은 2014년 위니아만도를 인수해 대유위니아를 설립했다. 이후 지난해 대유위니아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고 계열사와 원자재와 부품수급을 연계하는 등 가전사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대유그룹은 자동차 부품업체 대유에이텍과 대유에이피, 대유중공업 등을 주요계열사로 두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는 모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영향력이 작은 소형가전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전략에 큰 차이가 없어 인수합병으로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대유위니아가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3위 가전업체로 입지를 확실히 구축할 수 있고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TV 등 동부대우전자의 기존 주력사업분야까지 진출을 확대할 수도 있다.

동부대우전자가 매출의 80% 이상을 중남미 등 해외에서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해외사업이 취약한 대유위니아가 글로벌 공략에 나서는 데 강력한 추진력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유그룹은 이전부터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검토했지만 협상에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부그룹이 동부대우전자의 경영권을 지키지 못할 위기에 놓이자 인수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동부그룹이 동부대우전자 인수 당시 약속했던 자산유지조건을 실적부진으로 지키지 못하며 재무적투자자(FI)들이 동부그룹의 보유지분까지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 동부대우전자의 세탁기와 미니오븐 제품.

대유그룹이 비주력계열사인 스마트저축은행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어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유그룹의 인수가능성에 여러 걸림돌도 남아있다.

동부그룹이 중국 가전업체 등 이전부터 협력해오던 우호적 투자자들에 손을 내밀고 있는 데다 현대백화점,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 대형업체들도 인수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최근 동부대우전자의 광주공장 폐쇄를 막아야 한다는 논평을 내놓는 등 기존 생산공장과 고용유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공장을 그대로 유지하면 고정비 부담이 크게 늘어 인수 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 인수 가능성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