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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의 진화…즐거운 ‘옴니스토어’

촛농불 2018. 1. 10. 07:50

하이마트의 진화…즐거운 ‘옴니스토어’

  • 기사입력 2018-01-08 11:30 |박로명 기자                                
  • 국내 첫 온·오프라인 결합형 매장 
    전용 앱 깔린 PC사용 구매·결제 
    기다리는 동안 북카페서 힐링 
    2021년까지 온·오프 매출 5:5목표
     

    지난 5일 경기도 구리시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국내 가전 유통업계 최초 온ㆍ오프라인 결합형 매장이다. 전형적인 가전양판점을 상상했다면 큰 오산. 카페 겸 라이프스타일 매장, 서점, 혹은 휴식 공간.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북카페형 서점’이었다. 전체 매장은 1320㎡(약 400평) 규모로 이중 1층 전용 북카페는 100㎡다. 알록달록한 책들이 벽면의 서가에 빽빽하게 꽂혀 있고, 고소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15~20명의 고객들이 소파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책을 읽다가 지루해지면 스마트폰, TV 등 곳곳에 진열된 가전제품을 둘러보는 고객도 있었다.  

    시선을 매장 중앙으로 옮기면 ‘옴니존’이 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깔린 태블릿PC를 사용해 매장에 진열돼 있지 않은 가전제품을 살펴본 뒤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비슷하지만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간단하다. 총 8만여개 가전제품을 검색하고 곧바로 결제할 수 있다. 매장에 진열된 상품 수(5000~7000여개)보다 최대 20배 많다. 

    하이마트 옴니스토어 구리역점. 매장 우측에는 ‘북카페형 서점’이 있어 고객들이 자유롭게 책도 읽고, 가전제품도 구경할 수 있다.

    조성헌 롯데하이마트 옴니채널팀 팀장은 “일부 중ㆍ장년층, 노년층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구매를 시도하다가 회원가입, 인증, 결제 절차 등에서 어려움을 겪어 포기하는데 옴니존은 이러한 불편함을 최소화한 서비스”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장점만을 결합한 일종의 ‘전자 카탈로그’”라고 설명했다.  

    이날 직장인 이모(30) 씨는 처음으로 옴니존에서 제품을 구매했다. 옴니존 전용 어플에서 ‘마블 스마트 유니버스 박스’를 고른 후 구매를 선택했다. 엘페이(L.pay) 신용카드 바코드를 스캔하자 단 몇초 만에 결제가 끝났다. 이 씨의 대기번호는 57번. 화면에 ‘교환권 수령 후 매장 픽업존으로 이동해 상품을 수령하라’는 안내 메시지가 떴다.

    픽업존 위에 설치된 현황판에 대기번호 57번 ‘준비중’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이 씨는 기다리는 동안 북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현황판 글자가 ‘준비완료’로 바뀌자 ‘픽업존’으로 발걸음을 옮겨 상품을 받았다. 그는 “전용 어플을 사용하니 구매가 매우 편리하다”고 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 라이프스타일 숍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2층은 전체가 책과 가전이 함께 진열된 복합서가로 꾸며졌다. 진열 간격을 넓혀 곳곳에 화분, 액자, 책 등을 비치했다. 가전제품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기존 가전양판점과는 정반대였다. TV,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 코너는 프리미엄 상품 위주로 널찍하게 진열돼 있었다. 오븐토스터기 옆에는 요리책을, 커피머신 옆에는 세계문학전집을 꽂아두는 세심함도 돋보였다. 휴식 공간에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는 사람도 보였다. 이날 전자 밥솥을 구매한 이옥경(50ㆍ여) 씨는 “예전에는 매장에서 필요한 것만 사고 얼른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이곳에서는 편이 앉아서 쉬어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처럼 롯데하이마트의 핵심 역량을 집약한 옴니스토어는 일종의 ‘이정표’다. 하이마트는 2016년부터 옴니존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옴니존 규모를 키운 옴니스토어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옴니 매출은 2016년 1350억원에서 지난해 61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3%에서 지난해 14%로 확대됐다.

    하이마트는 2021년까지 오프라인 매출과 옴니ㆍ온라인 매출 비중을 5대5로 맞출 계획이다. 신정욱 롯데하이마트 미래사업팀 팀장은 “롯데하이마트는 천편일률적인 기존 매장을 바꾸기 위해 3~4년 전부터 온ㆍ오프라인 시장을 연구했다”며 “2015년에 옴니채널팀, 지난해에는 미래사업팀을 꾸려 옴니존을 탄생시켰고 앞으로도 시행착오를 통해 옴니스토어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