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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전자업계 3대 화두는…TV '화질'·가전 'IoT'·IT '스마트카'

촛농불 2016. 1. 12. 07:31

새해 전자업계 3대 화두는…TV '화질'·가전 'IoT'·IT '스마트카'

中 추격세 따돌리고, 他산업과 융·복합 '남은 숙제'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전시회 ‘CES 2016’에서 홈엔터테인먼트·생활가전·모바일·사물인터넷 등 혁신적인 제품들로 다양한 상을 휩쓸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16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2016년형 스마트TV를 포함해 TV(9개), AV(3개), 생활가전(7개), 모바일(12개), 반도체(5개) 등 총 38개의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삼성전자
 
이달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6’을 통해 전 세계 전자업계의 새해 3대 화두가 윤곽을 드러냈다.

차세대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TV는 ‘화질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또 생활가전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정보통신(IT) 부문의 경우에는 ‘자율자동차(스마트카)’를 두고 글로벌 전기·전자 주요 제조업체들 간 치열한 승부가 각각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해 세계 TV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igh Dynamic Range, 이하 HDR)’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일본 전자회사들이 선도적으로 선보인 데 이어 이번 CES 2016에서는 후발주자 중국 업체들마저 일제히 HDR TV를 들고 나왔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울트라HD(UHD·초고해상도) TV에 관한 화질표준을 세우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양사는 ‘UHD 얼라이언스’(UHD Alliance)를 통한 공조체제를 강화한다. 이에 대해 중국 TV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사물인터넷’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전기·전자산업을 대표하는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IoT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0년 연속 세계 판매 1위의 대기록 작성을 눈앞에 둔 TV를 통한 IoT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강점인 가전부문에 IoT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

‘가전’ 전시회였음에도 ‘CES 2016’은 전 세계 IT산업의 풍향계 역할을 했다. 단연 돋보인 분야는 ‘스마트카’다. 가전 축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앞 다퉈 장밋빛 자동차의 미래를 내놨다. 언론의 이목을 붙잡은 곳은 ‘제2의 테슬라’로 거론되는 전기자동차 벤처업체 패러데이 퓨처. 18개월 전 설립된 신생벤처이지만 중국 거대 자본을 배경으로 테슬라와 GM, 아우디, 보잉, 애플 등 자동차·IT업계 인재가 모인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LG전자 울트라 올레드 TV 2개 시리즈 4종(모델명 77G6·65G6·65E6·55E5)이 지난 5일 ‘UHD 얼라이언스(UHD Alliance)’로부터 ‘울트라 HD 프리미엄(Ultra HD Premium)’ 규격으로 인정받았다. ‘울트라HD 프리미엄’은 HDR, 명암비, 색재현율, 밝기 등 모든 면에서 기존의 화질을 뛰어넘는 TV임을 공인하는 화질 규격이다. 올레드 TV 제조사 중 이 규격을 승인받은 회사는 LG전자가 유일하다. 사진=LG전자
◆ 삼성-LG, 울트라HD 화질표준 세운다…‘UHD 얼라이언스’ 공조강화

삼성전자는 ‘CES 2016’ 개막을 앞두고 올해 새롭게 출시하는 SUHD TV 전(全) 라인업에 대해 ‘UHD 얼라이언스’의 프리미엄 인증을 획득했다. LG전자 울트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역시 ‘UHD 얼라이언스’로부터 압도적인 화질을 공인받았다. 올레드 TV 제조사 중 이 규격을 승인받은 회사는 LG전자가 유일하다.

인체에 유해한 카드뮴이 없는 세계 유일의 친환경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삼성 SUHD TV는 화질의 한계를 뛰어넘은 퀀텀닷 컬러 기술을 적용했다. 이번 인증은 철저한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UHD 얼라이언스’가 발표한 규격에 따른 것으로 ▲UHD 해상도 ▲HDR ▲최고 밝기와 넓은 색 영역 등 TV 화질과 관련된 전체적인 핵심성능을 평가했다.

LG 울트라 올레드 TV가 공인받은 ‘울트라 HD 프리미엄(Ultra HD Premium)’은 HDR은 물론 명암비, 색재현율, 밝기 등 모든 면에서 기존의 화질을 초월한 최고의 TV임을 인정하는 화질 규격이다. HDR은 실제 눈으로 보는 장면과 가장 흡사한 영상을 화면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화면이 얼마나 촘촘하고 세밀한지를 나타내는 해상도, 자연색을 얼마나 잘 표시하는지 보여주는 색재현력 등과 함께 TV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의 하나다.

LG전자 TV 사업을 총괄하는 HE(Home Entertainment·홈 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인 권봉석 부사장은 “화질은 여러 요소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올해는 HDR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UHD에 관한 품질 기준을 확립할 목적으로 콘텐츠, 배급, 포스트 프로덕션, TV 제조 분야 글로벌 기업 동맹체인 ‘UHD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4월7일 삼성전자를 포함해 소니·파나소닉·20세기폭스·디즈니·워너브라더스·넷플릭스·디렉TV·돌비디지털·테크니컬러 등 총 12개 회원사로 설립된 지 근 1년 만에 현재 회원사가 30여개에 달하며 프리미엄 UHD 화질 기준을 수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가 주축이 돼 창설한 ‘UHD 얼라이언스’에 LG전자가 가세한 데 이어 삼성·LG TV 모두 ‘UHD 얼라이언스’ 인증을 받았다는 의의는 UHD 국제표준 확립에 양사가 힘을 합치고 있다고 풀이된다.

UHD 얼라이언스는 차세대 UHD(Ultra High Definition) 기술의 표준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자체 로고도 찍어 소비자에게 알리고 생태계 협력을 모색한다. 특히 UHD 얼라이언스는 필수적인 화질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밝기) ▲WCG(Wide Color Gamut·색상) ▲HFR(High Frame Rate·화소) 등 세 가지 분야에 대한 기술표준을 설정하려는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또 고급 오디오 기술 표준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기·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동 대응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끼리 서로 손을 맞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UHD 기술규격을 만드는 데 공조하는 등 양사가 합심해 UHD 국제표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저가 중국산 4K(UHD) LCD TV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UHD 얼라이언스를 통한 세계 1, 2위 TV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글로벌 시장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는 이들 두 회사 간 협조가 중국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고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이달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6’에서 홈 게이트웨이, 알림 센터, 스피커 등 편리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씽큐 허브(SmartThinQTM Hub)를 공개했다. 모델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스마트홈 시장 선도하라”…신년 벽두부터 IoT 경쟁

연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제히 ‘사물인터넷’(IoT)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 CE(Consumer Electronics, 소비자가전)부문장인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은 “소비자의 일상 속에서 사물인터넷을 구현하는 혁신적인 신기술, 신제품으로 IoT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LG전자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책임자) 안승권 사장도 “LG전자만의 축적된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주력하는 동시에, 혁신기술과 정제된 디자인의 초(超)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여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 이내인 2020년까지 가전 전(全) 제품을 연결해 가전제품의 스마트화를 선도하고 스마트 경험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일상생활에서 IoT를 실현하는 신기술 및 신제품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스마트싱스(SmartThings)는 삼성전자 제품을 포함해 200여개의 인증된 기기와 서비스 파트너와 연동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세계가전박람회(IFA)에 소개한 ‘슬립센스’(SleepSense)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사용성 테스트를 마친 후, 올해 1분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슬립센스는 개인의 수면상태를 측정·분석하고 나아가 숙면을 도와주는 최첨단 IoT 제품이다.

LG전자는 사물인터넷 관련 액세서리와 서비스 협력을 기반으로 ▲집안 상태를 확인하고 외부인의 침입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안심’ ▲에너지 소비량 모니터링 및 절전 사용을 안내해 주는 ‘에너지’ ▲실내 온도와 습도 등을 감지해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에어 케어’ ▲스마트씽큐 센서와 허브 기반으로 스마트 가전을 경험할 수 있는 ‘사용 편의’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 패키지 4종을 먼저 선보이고, 앞으로 서비스 영역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제품을 스마트 가전으로 바꿔주는 ‘스마트씽큐 센서’(SmartThinQTM Sensor)를 공개한 데 이어, 신년 벽두부터 ‘스마트씽큐 허브’(SmartThinQTM Hub)를 새로이 선보였다.

기다란 모양의 스마트씽큐 허브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원하는 홈 게이트웨이 ▲가전제품 상태뿐만 아니라 일정, 날씨 등의 유용한 정보를 3.5인치 화면과 음성으로 제공하는 알림 센터 ▲음악을 들려주는 프리미엄 스피커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CES 2016’을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된 스마트씽큐 허브 등의 국내 출시 시기는 올해 상반기로 결정됐다.
11일 삼성SDI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Cobo)센터에서 열린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1회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밀도를 가진 전기차용 고밀도 배터리 셀 시제품을 전시했다. 사진=삼성SDI
◆ ‘가전잔치 맞나?’ 관심은 온통 스마트카…집에서도 원격제어

올해 전자·IT 업계의 주요 화두로 자율자동차로 대변되는 스마트카가 확실하게 부상했다. IT와 타 산업 간 융합이 이제는 시장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하는 분위기다. ‘CES 2016’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IT업체를 비롯해 기아자동차·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계, 인텔·퀄컴 등 반도체 업체들까지 모두 자율주행차 기술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로 LG전자와 폭스바겐은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IoT로 연결한 미래형 전기차를 소개했다. LG전자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자동차 전장사업 분야를 준비해 왔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7월 독립 사업본부로 VC(Vehicle Components) 사업부를 만들고, VC사업본부장인 이우종 사장 체제로 제품 개발력과 영업력을 키워왔다.

현재 LG전자 VC사업본부의 주력은 카인포테인먼트 분야로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이다. 앞으로 LG전자는 전기자동차 부품 투자를 늘리면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승부를 걸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협력사로 선정된 LG전자는 메르세데스 벤츠와도 ‘자동차의 눈’에 해당하는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황이다. 또 지난해 10월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돼 구동모터, 인버터, 차내충전기, 전동컴프레서, 배터리팩 등 11종의 핵심부품을 공급한다.

LG전자에게 자동차 부품 사업은 ‘B2B(기업 간 거래)’라는데 차별적 전략이 담겨있다. 수주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안정적인 성과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현 수주 잔고는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GM과 현대·기아차를 양대 고객으로 하면서 폭스바겐, 벤츠, 타타, 지리, 동펑, 프로톤 등 대다수의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9일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 전장(電裝) 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전시장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BMW 전기차 i3를 전시했고,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차량과 스마트홈을 연동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두 가지 자율차량 모두 자동차와 집에서 원격으로 상대방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에어컨 등을 원격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포드 역시 아마존 등과 협력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하는 IoT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 업체 가운데 자동차 부품사업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꼽히는 LG전자 CTO 안승권 사장은 이번 ‘CES 2016’에서 TV, 모바일, 가전 사업 등에서 축적한 디스플레이, 센서, 카메라, 통신, 모터, 컴프레서 등 기반 기술들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LG전자가 미래 자동차 부품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음을 공언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