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름 떼고… 美 '빌트인 주방家電'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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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cky@chosun.com
입력 : 2016.01.21 03:05
[LG전자, 美서 超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공개]
한 세트에 2만달러 넘는 최고급 주방 가전으로 승부수
5년 내 5大브랜드로 도약 목표
무선랜 연결 '스마트'기능 기본
"높은 제품력과 3년 품질 보증, 24시간 콜센터로 서비스 차별"
- ▲ 조성진 사장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조성진 사장은 이날 'LG'라는 이름을 브랜드명에서 떼낸 이유에 대해 "한계를 깨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 세트에 2만달러(약 2400만원)가 넘는 최고급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LG 고객을 넘어서는 새로운 고객에게 다가가고, 차별성 있는 상품력과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모험이자 도전"이라고 말했다.
◇최고급 가전 시장 도전
붙박이로 설치하는 빌트인 가전은 집이나 아파트를 짓기 전부터 건설사와 협의해 규격을 맞춰야 한다. 개인 고객들은 단품이 아니라 세트로 사야 하고 집안 환경에 따라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LG는 미국에서 드럼 세탁기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에서는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이 시장에 25년 전 진출했지만 시장점유율은 미미했다. 미국은 세탁기, 냉장고, 오븐 시장 규모가 각각 연간 650억달러 정도로 비슷하다. 하지만 LG는 세탁기, 냉장고에서는 각 50억달러 정도 매출을 올리면서도 오븐에서는 5억~6억달러밖에 팔지 못했다. 조 사장은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전담팀을 만들어 기술력은 물론, 디자인·브랜드·마케팅·유통까지 모든 것을 연구했다"며 "이번에 발표한 초프리미엄 브랜드가 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LG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서 여러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었다. 오븐의 경우, 주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청소라는 것에 착안해 물만 뿌린 후 닦아 내면 쉽게 닦이는 소재를 개발했다. 고온에서 요리를 하는 오븐은 내부에 묻은 기름 찌꺼기가 잘 제거되지 않아 500도 이상에서 한 시간 이상 가열해야 겨우 닦아낼 수 있는 골칫거리였다.
- ▲ 영화배우 로 보즈워스(오른쪽)와 유명 의상 디자이너 준 앰브로즈가 1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2016 KBIS(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에서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론칭한 빌트인(Built-in) 브랜드‘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조주완 미국법인장은 "미국 가전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게 초프리미엄 가전"이라며 "높은 제품력, 3년 품질 보증, 24시간 응대 콜센터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서브제로·모노그램·밀레 같은 선두권 업체들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얼의 GE 가전 인수 무섭지 않다
LG전자의 브랜드는 이미 고급 이미지가 강한데 초프리미엄 브랜드를 도입하는 게 과연 옳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진 사장은 "LG의 이름에 묶여 있으면 유통망 관리나 마케팅 정책에서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진척도에 따라 완전히 조직을 분리하거나 회사를 독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저가(低價)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해 들어오는 중국 브랜드들을 견제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특히 최근 미국 GE의 가전부문을 인수한 중국 하이얼이 미국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조 사장은 하이얼의 GE 가전 인수로 한국 가전업체에 타격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 업체가 GE 가전부문을 인수할 경우 미국의 독과점 방지 규정에 걸릴 게 뻔해 인수하지 않은 것"이라며 "GE 가전이 미국에서 LG보다 브랜드 파워가 앞선다고 볼 수도 없고 하이얼이 일본 산요 등을 인수해 운영해온 전례를 보면 인수 이전보다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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