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_김치냉장고,공기조화 外

IFA서 사라진 韓 소형가전

촛농불 2016. 4. 20. 08:08

IFA서 사라진 韓 소형가전

TV·냉장고 등 대형만 집중하다 청소기·면도기 逆성장

  • 이기창 기자 입력 : 2016.04.18 17:42:40   수정 : 2016.04.18 19: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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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시아 국가의 소형가전 시장 중 한국만 역(逆)성장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히트 소형가전 가운데 한국산은 전무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 가전업체가 TV·세탁기·에어컨 등 대형가전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몰입하는 동안 국내 중소형 가전시장을 되레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GfK의 우도 얀센(Udo Jansen) 글로벌 디렉터는 18일(현지시간) 홍콩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2015년 한국 소형가전 시장 규모(자국 통화 매출 기준)가 전년 대비 7%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대륙에서 유일하게 시장 규모가 쪼그라든 것이다. 한국 시장 상황은 중국(32%) 인도(15%) 일본(3%) 등 주요국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GfK는 TV·세탁기·에어컨 등 크기가 비교적 큰 가전은 대형으로, 청소기·면도기·밥솥·커피머신 등은 소형으로 나눠 분류하고 있다. GfK는 영국 다이슨의 무선 진공청소기를 '히트 소형가전' 1위로 꼽았다. 하지만 이날 GfK가 발표한 15개 히트상품 중 중국 제품은 6개, 영국·독일 제품이 각각 2개를 차지했지만 한국 제품은 보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과 LG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소형가전 대신 프리미엄 제품 위주인 대형가전에 집중한 결과"라면서도 "삼성·LG 외의 중견기업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없을 정도로 국내 가전업계 체질이 허약하다"고 해석했다.

GfK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소형가전 시장 매출은 698억달러로 2009년 이후 매년 5%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대형가전 시장은 최근 수년간 답보 상태다. 소형가전을 이제 더 이상 틈새시장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는 얘기다.

세계 소형가전 시장은 기술력·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날개 없는 선풍기'로 이름을 날린 영국의 기술기업 다이슨은 요즘 청소기 회사로 더 유명해졌다. 선풍기에 사용된 모터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가전 제품군을 확대한 결과다. 얀센 디렉터는 "지난해 세계 소형가전 시장 성장의 30%를 신제품·신기술이 견인했다"며 "소형가전에서 성공하려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꾸준한 연구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GfK는 올 하반기 가전 트렌드로 △스마트홈 △모바일 결제 △3D프린팅 △웨어러블 기기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시티 등 9개를 꼽았다.

[홍콩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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