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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트인 시장, 대기업 위주로 재편

촛농불 2016. 10. 20. 08:01
빌트인 시장, 대기업 위주로 재편
기사입력 2016-10-19 05: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삼성ㆍLG 전자 ‘패키지전략’ …가격ㆍ디자인 경쟁력서 우위
   
LG전자가 선보인 빌트인(built-in) 가전 패키지. 

 

빌트인(built-in) 가전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와 제품이 다양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대형가전 패키지 전략으로 중견ㆍ중소 가전업계의 입지가 줄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빌트인 가전이 패키지로 들어가면서 대기업 가전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과거에는 쿡탑, 가스오븐, 후드 등 빌트인 가전 종류별로 하츠, 동양매직, 린나이 등 각각 다른 업체 제품이 설치됐다. 그런데 대형 가전인 에어컨,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까지 함께 납품되면서 중소ㆍ중견 가전업체의 납품이 녹록지 않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브랜드 경쟁력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통합 빌트인 패키지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최근 이들 기업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가전박람회(IFA) 2016’에서 프리미엄 빌트인 패키지를 선보였다. 특히, LG전자는 총 2000만원이 넘는 패키지를 얼음정수기냉장고, 전기오븐, 전기레인지, 후드,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로 구성했다.

전체 빌트인 가전 시장의 규모는 5000억원 정도다. 국내가전시장에서 빌트인 가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대로 유럽이 4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크지 않은 규모다.

시장이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단계에서 대형 가전제품 중심으로 납품하는 삼성과 LG의 빌트인 패키지 공략으로 그동안 단품 빌트인으로 납품해왔던 중소 가전업체의 빌트인 시장 진출이 가로막힌 셈이다.

대기업의 빌트인 가전 제품이 패키지로 납품되면 개별 공급보다 가격이 더 저렴해지고 통일성이 있어 보기에 깔끔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중소 가전제품을 굳이 채택하지 않는 상황이다.

한 중소 가전업체 관계자는 “삼성과 LG전자가 고급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오피스텔이나 일반 아파트, 원룸에도 빌트인 가전을 납품하고 있어 중소 가전제품 납품이 쉽지 않다”라며 “국내 빌트인 시장의 성장세는 더딘데 이들 기업의 공세로 시장이 더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 가전업계는 대기업들이 마진이 별로 남지 않는데도 무리를 해서라도 빌트인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를 제품 홍보와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빌트인 제품이 가전제품 시장과 분양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내년에는 이 시장이 1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중소 가전업계 관계자는 “빌트인 가전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점점 늘어나고 품목도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라며 “당장 큰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시장 진출 노력으로 빌트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