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업계에서 `여름가전` `겨울가전`과 같은 계절성이 약해지고 있다. 기업은 특정 시점에만 팔리는 가전이 아닌 사계절 가전으로 상품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분기별 매출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기후가 변화하면서 뚜렷한 계절 마케팅보다는 두루 활용되는 기기로 포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제조사 의도가 반영됐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전 기업들이 계절 특수가 있는 에어컨,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에 대해 사계절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에어컨은 여름에만 틀고 다른 계절에는 방치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데 앞장서고 있다. 에어컨에 난방이나 공기청정, 제습 기능을 더했다. 각 계절마다 알맞은 공기 관리 기능으로 에어컨을 사계절 가전으로 탈바꿈시켰다. LG전자는 2017년형 신제품 LG 휘센 듀얼 에어컨을 통해 처음으로 에어컨 냉방 가능 면적과 공기청정 면적을 일치시켰다. 그만큼 공기 청정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는 얘기다. 기존 제품들은 에어컨 공기청정 면적이 냉방 면적보다 다소 좁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에어컨은 봄·가을에는 공기청정, 여름에는 냉방과 제습기능, 겨울에는 난방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사계절 융복합 가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온도가 낮아 자주 환기를 하기 어려운 겨울철은 공기청정기 성수기다. 공기청정기 제조 기업은 기본 공기청정기 기능에 제습 기능을 강화해 여름철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코웨이 제가습공기청정기는 공기청정과 제습, 가습 기능 3가지를 하나의 제품에 담은 제품이다.
코웨이 멀티순환 공기청정기는 공기청정 기능에 멀티순환기능을 더했다. 사계절 맞춤 공기 정화가 가능토록 설계했다. 필요에 따라 멀티순환, 집중순환, 일반순환 등 총 3가지 멀티순환기능과 맞춤형 필터시스템을 탑재했다.
가을·겨울철 판매가 집중되는 김치냉장고도 수요도 점차 분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가전기업에서는 김치 보관과 숙성 기능뿐만 아니라 고기, 곡물류, 견과류, 장류 등 식재료에 특화한 냉장 방식을 강조한다. 이름은 `김치냉장고`이지만 각 식재료 보관 능력이 탁월해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가전제품으로 거듭난다는 설명이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2017년형 딤채 신제품에 육류, 장류, 주류, 견과류 등 식재료 특화 보관 공간을 넣는 등 특별 기능을 넣어 사용편의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물을 많이 마시는 여름 가전으로 불리던 정수기도 계절성이 사라지며 사계절 내내 고루 사용하고 판매되는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름철에 집중됐던 정수기 광고도 사계절 내내 방송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자금 운용, 투자계획 등을 수립할 때 아무래도 1년간 매출이 고르게 나오는 걸 선호한다”면서 “기업의 사업 전략 차원뿐만 아니라 계절가전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사계절로 분산하고 있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