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_김치냉장고,공기조화 外

삼성이 밝힌 美 가전 1위 비결은?

촛농불 2017. 2. 13. 08:32

삼성이 밝힌 美 가전 1위 비결은?

최종수정 2017.02.11 07:00 기사입력 2017.02.11 07:00


레드오션에서 새 기회 창출 '퍼플오션'에서 답 찾아
美 젊은층 트렌드인 '가치소비'·'소통'에 주목
가전에 새로운 경험 제공하고 온라인 마케팅 강화
1인가구·신혼 부부 등에서 호응 이끌어 내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가전 산업은 이미 국내외에서 원숙한 산업으로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고급품과 저가품 시장에선 일본과의 경쟁이 어렵다."

1990년대초 한 전문경영인이 신문에 기고한 글 내용이다. 당시만 해도 국내 가전이 글로벌 기업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1위를 달성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16년 연간 기준 북미 가전 시장에서 17.3%의 점유율(트랙라인 기준)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삼성전자는 11일 자사 블로그 '삼성뉴스룸'에서 '퍼플 오션의 승자가 되는법:기존 시장서 새 기회 보는 삼성 가전 성공 전략'이라는 스페셜리포트를 내보냈다.

삼성전자는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을 물리치고 북미에서 1위를 달성한 비결을 '퍼플오션'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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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오션이란 '억만장자의 효과'의 저자 존 스비오클라 익스체인지 소장과 마치 코헨 PwC 부회장이 만든 신조어다. 이들은 전세계에서 자수성가한 인물 120명을 분석한 결과 80% 이상이 레드오션에서 성공을 거둔 것에 주목했다. 두 사람은 '기존의 틀(레드오션) 안에서 새로운 기회(블루오션)를 창출해 내는 전략'을 퍼플오션이라고 명명했다.

미국 가전 시장은 GE, 월풀 등 오랜 역사를 지난 기업들이 이미 선점한 레드오션이었다. 과거 한국 기업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이건희 삼성회장도 지난 2007년 한 행사에서 "(생활가전사업은) 한국에서 할 만한 일이 아닌 것 같다"며 "내수는 모르겠지만 수출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이 발언은 삼성전자를 더욱 분발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중국 기업들이 무섭게 따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북미 가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치소비'와 '소통'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 미국 젊은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가사 노동 부담을 덜기 위해 가전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가전이 지닌 가치를 자신의 일상에 도입하려 하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 그런 가치를 또래 집단과 끊임없이 공유하며 소통한다. 

삼성전자는 가전의 내구성, 심미성이라는 기본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냉장고 한대를 만들 때도 음식을 차게 보관하는데 그치지 않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선도를 유지하는 기능으로 차별화했다. 냉장고가 가족의 식생활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패밀리 허브와 같은 콘셉트를 접목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기존 유통망을 유지, 확대하면서도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채널을 확대했다. '글로벌 전자 기업'이 갖춘 디지털 역량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같은 일련의 노력 덕에 이미 최대치까지 포함된 레드오션으로 규정돼 오던 미국 가전 시장에서 1인 가구나 신혼 가구 등의 블루오션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