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울 추위가 절정이지만 가전업계는 벌써부터 여름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 에어컨을 앞세워 역대 최고 판매량을 자신했고 위니아와 캐리어 등도 음성인식과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적용한 2018년형 에어컨을 선보이며 경쟁을 예고했다.
2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비서 ‘빅스비’를 적용한 2018년형 무풍 에어컨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해 바람이 직접 닿지 않는 무풍 에어컨에 AI 플랫폼을 더한 형태다.
이 제품은 음성 인지 기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무풍하면서 제습해줘”나 “냉방하면서 청정해줘” 등의 복합 명령어를 알아듣는다. 또 사용 후 일주일 뒤, 고객의 생활 패턴에 맞춰 가동된다. 사용자의 수면시간을 스스로 파악해 수면모드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2018년형 LG 휘센 씽큐 에어컨’을 선보였다. 씽큐는 올해부터 적용된 LG전자의 AI 브랜드다. LG전자는 올해를 AI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구글과 아마존 등과 협업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AI 가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에는 LG전자의 AI 플랫폼 ‘딥씽큐’가 탑재됐다. 고객이 “덥다”라고만 말해도 에어컨이 이를 알아듣고 작동한다. 사투리도 인식한다.
국내 에어컨은 지난해 270만대 팔리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에어컨을 앞세워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아파트 신규물량이 최대 40만대로 지난해와 비슷하다”며 “올해 여름도 무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매량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대현 LG전자 H&A(가전)사업본부장은 “에어컨에 탑재되는 모터 성능이 좋아지면서 전기요금에 대한 걱정도 줄었다”며 “전기요금 때문에 기존 에어컨 사용 고객이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대유위니아와 캐리어 역시 AI와 IoT 기능을 장착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대유위니아는 인터넷과 연결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동작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에어컨을 내놨다. 이 에어컨 전면에는 회전과 동시에 바람을 측면으로 내보내는 원판 모양의 토출구(공기가 나오는 구멍) 두 개가 장착돼 있다. 사용자가 ‘둘레바람’ 모드로 직접 찬바람을 맞지 않고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박성관 대유위니아 대표이사는 “고객들의 건강한 여름을 위해 바람을 맞지 않아도 냉방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아기를 배려한 기능까지 탑재한 이번 신제품으로 올 여름 소비자 마음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캐리어는 ‘에어로 18단 에어컨’과 ‘제트 18단 에어컨’을 출시한다. 이 에어컨에는 캐리어가 직접 개발한 AI 플랫폼 ‘AI 마스터’가 탑재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내온도를 조절한다. 공기청정 기능도 탑재돼 집안 공기 상태를 스스로 파악, 공기 오염도에 따라 청정 능력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강성희 캐리어에어컨 회장은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놨다”며 “기존 산업과의 융복합 기술은 물론 AI를 접목한 스마트 컨트롤 기술을 통해 관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을 겨울에 출시해 예약판매하면 한 해의 수요를 예상할 수 있다”며 “성수기에 집중되는 수요를 비수기로 분산시켜 여름 물량 부족 등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