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쿠쿠전자의 지주회사인 쿠쿠홀딩스는 매출 4천501억원, 영업이익 647억원을 달성했으며 렌털 회사인 쿠쿠홈시스는 매출 303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쿠쿠홈시스의 매출·영업이익은 12월 분할 후 시점부터 적용된 것으로, 1월부터 11월까지의 렌털부문 영업이익은 쿠쿠전자의 지난해 매출 4천501억원이 아닌 중단영업이익 3천983억원에 반영됐다. 쿠쿠전자의 중단영업이익과 쿠쿠홈시스의 매출은 총 4천억원이 넘는다. 렌털에서 거둔 매출이 밥솥 등을 통해 거둔 매출과 비슷한 정도까지 성장한 셈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쿠쿠전자의 중단영업이익과 쿠쿠홈시스의 매출을 합치면 대략 지난해 쿠쿠전자의 렌털사업부문 매출이 나오지만, 이것이 엄밀하게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쿠쿠전자의 밥솥 이외 부문 매출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밥솥 이외 부문에서 28.1%의 매출을 기록한 쿠쿠전자는 이듬해 33.6%, 지난해 상반기 41.3%로 비밥솥 부문 매출을 높였다. 비밥솥 부문 매출 중 절대 다수는 렌털사업부문의 몫이다. 2015년 22.8%였던 렌털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2016년 31.2%, 2017년 상반기 40.4%로 비밥솥 부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7년 전체로 따지면 그 비중이 더욱 올라간 셈이다.
이는 쿠첸도 마찬가지다. 쿠첸은 올해 매출 2천372억원, 영업손실 83억8천4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중 밥솥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은 73.7%로 쿠쿠전자에 비해 다소 높다.
그러나 쿠첸 역시 서서히 밥솥 외 부문의 매출 비중을 늘려 나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5년 전기레인지 등 밥솥 이외 부문에서 21.5%의 매출을 기록한 쿠첸은 이듬해 22.9%, 지난해 상반기 25.6%, 지난해 누적 26.33%로 비밥솥 부문 매출을 꾸준히 높였다.
비밥솥 부문 매출 중 절반 이상은 전기레인지 차지다. 쿠첸의 전기레인지 매출 비중은 2017년 16%를 기록하며 비밥솥 부문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외 분유포트, 살균소독기, 전기그릴 등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은 9~10% 선이다.
이처럼 밥솥업계 '빅2'가 나란히 비밥솥 부문에서 매출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국내 밥솥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국내 밥솥시장은 수량 기준으로 연간 약 300만대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는데, 이미 전체 밥솥시장에서 쿠쿠와 쿠첸이 차지하는 비중이 95%가 넘는다. 사실상 두 업체가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 모두 해외 시장 개척 등에도 나서고 있지만, 성장 한계가 보이는 상황이다. 더욱이 밥솥의 경우 한 번 구입하면 수년간 쓰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밥솥만으로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쉽지 않기도 하다.
밥솥업계는 이미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고 사업 다각화를 염두에 뒀다. 다만 대응 속도는 달랐다. 쿠쿠전자는 2010년 정수기로 처음 렌털사업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비데, 전기레인지,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등으로 렌털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넓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전체 누적 렌털 계정이 120만개로 렌털업계에서 2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쿠쿠 관계자는 "이미 밥솥시장에서 수십 년 동안 1위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밥솥시장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렌털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정했다"며 "밥솥을 오래 만들다 보니 가전 쪽에도 자신감이 있었고, 이미 관련 기술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렌털사업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쿠첸은 최근까지 밥솥에 중점을 두다가 올해 들어 유아가전 브랜드인 '쿠첸 베이비케어'를 출시하는 등 밥솥 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쿠첸은 지난해 하반기 프리미엄 밥솥인 'IR미작'을 출시해 주목을 받았지만 계속되는 영업이익 감소세를 막지는 못했다. 이에 쿠첸은 내부적으로 유아가전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특허청에 '쿠첸 쿠베'라는 상표를 등록하며 유아가전 사업 진출을 알린 쿠첸은 올해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쿠첸 관계자는 "2014년부터 '분유포트'라는 명칭으로 기존의 전기포트 판매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인기를 끌었다"며 "더욱이 저출산 시대라 부모들이 자녀 한 명에게 많은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유아가전 시장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