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트롬 트윈워시' 세탁기를 선보이고 있다. 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한국영업본부장 최상규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두 대의 세탁기를 하나로 결합하는가 하면 정수기에는 커피머신을 집어넣고 가습기에는 공기청정 기능이 들어간다. 이른바 '융복합가전'이 가전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아이디어 가전제품들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트롬 트윈워시' 판매량은 기존 자사 동급 용량 제품(21kg 기준)에 비해 4배에 달할 만큼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드럼 세탁기(트롬) 하단에 통돌이 세탁기(미니워시)를 장착했다. 빨래양이 적을 때는 소량 빨래에 특화된 아래 칸 미니워시를 활용할 수 있고 많을 땐 두 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용량별 제품가격이 200만~280만원대 이르는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맞벌이 부부나 아기가 있는 집에서 선호하는 제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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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나이스가 지난 7월 출시한 커피얼음정수기 '휘카페4-엣지'/사진제공=청호나이스
청호나이스 역시 지난해 7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커피얼음정수기 '휘카페'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미니 커피얼음정수기 '휘카페4-엣지'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캡슐 커피머신과 정수기를 결합한 제품으로 개발기간만 5년이 넘게 걸린 아이디어 상품이다. 올들어 월평균 판매량은 약 1200대 수준이다. 이는 전체 정수기 판매량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다. 청호나이스는 장기적으로 커피얼음정수기의 판매비중을 전체 정수기 매출의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정수기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다 보니 내부적으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휘카페' 제품군은 향후 교체수요를 잡겠다는 장기 전략으로 출시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대유위니아는 2007년 이후 가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모두 갖춘 에어워셔 신형 제품을 매년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스마트홈 기능 등을 적용한 '2016년형 위니아 에어워셔'를 출시했다.
에어워셔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수요가 급증했으나 공기청정 성능이 일반 공기청정기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정체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에 에어워셔 업체들은 공기청정기에 들어가는 헤파(HEPA) 필터를 에어워셔에도 탑재하고 있다. 헤파 필터는 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필터로, 헤파필터가 장착된 제품은 제품가격(출하가 기준)이 54만원~92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이 불황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출 방법을 찾거나 기존 제품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부가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자체 기술개발능력이 없는 업체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