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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列傳]'카피' 약발 떨어진 샤오미, 다음 전략은

촛농불 2016. 8. 24. 07:25

[중국기업 列傳]'카피' 약발 떨어진 샤오미, 다음 전략은

입력시간 | 2016.08.21 15:15 | 김대웅 기자 daxi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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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스마트폰 매출 급감에 '비상'
경쟁심화에 품질논란 겹쳐..때이른 사업확장도 발목잡아
레이쥔 "제2혁신 준비중..우선 스마트폰 새판짜기부터"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속칭 ‘가격 깡패’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혁신적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세상을 놀래켰던 중국 샤오미(小米)가 깊은 위기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주력이었던 스마트폰 사업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부터 문어발식 사업 확장 전략을 추구했지만, 신사업은 지지부진하고 주력이었던 스마트폰은 경쟁업체에 밀리며 굴욕을 맛보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던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雷軍)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기업 성장의 모태였던 스마트폰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전같지 않다. 샤오미라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전문가들도 이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샤오미가 더이상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방 기업의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스마트폰 판매 38% 급감..1위→4위 수직낙하 

[중국기업 列傳]`카피` 약발 떨어진 샤오미, 다음 전략은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의 자료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이 1050만대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위였던 순위가 화웨이, 오포, 비보에 밀려 4위로 추락했다. 
 
분기별 판매량 변화를 보면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샤오미는 지난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910만대를 판매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3분기 1880만대, 4분기 1840만대로 줄어든 뒤 올 1분기에는 1480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두배 이상 고성장해 오던 매출 규모도 지난해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2012년 126억위안(약 2조1000억원)이었던 샤오미 매출은 2013년 326억위안, 2014년 743억위안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에는 780억위안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증가율이 4.9%에 그쳤다. 1000억위안 매출 달성을 호언장담한 레이쥔 회장의 목표에 크게 못 미친 수치다. 이렇다 보니 올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도전자에서 도전의 대상이 되다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노골적인 ‘아이폰 베끼기’를 시도했지만 “소비자들에게 값싸고 품질좋은 제품을 공급한다”는 구호가 먹혀들며 짧은 기간 급성장해 왔다. 이후 내놓은 TV,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IT 제품 영역에서도 혁신적이란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 해왔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 샤오미는 이내 ‘미투 전략’의 한계를 드러내며 품질 논란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미노트2’는 발열 문제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빗발쳤고 결국 판매량은 회사 측 전망에 크게 못 미쳤다. 높은 인기를 누렸던 샤오미의 액션캠도 배터리 누락, 초기 하자 발생 등 여러가지 피해 사례가 발생하며 품질 논란을 부추겼고 이는 샤오미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중국기업 列傳]`카피` 약발 떨어진 샤오미, 다음 전략은
레이쥔 샤오미 회장(사진=바이두).
이 사이 경쟁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기술력 확보에 주력한 화웨이를 비롯해 중소도시에서 유통망을 점령한 비보와 오포가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그 결과 화웨이는 2분기 출하량이 1910만대로 1위를 차지했고 오포는 1800만대를 공급해 1년 전보다 124% 성장하며 2위에 올랐다. 비보 역시 전년동기 대비 75% 급증하며 샤오미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경쟁업체의 부상 뿐 아니라 샤오미 내부적으로도 혁신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샤오미는 그간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며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성공했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중국에서는 판매 채널의 중심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샤오미는 기존의 온라인 판매만 고집하며 스스로를 좁은 시장에 가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나치게 일찍 축배를 들고 과도하게 다른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출발한 샤오미는 TV, 자전거, 드론, 체중계,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등으로 빠르게 발을 넓혔다. 하지만 새롭게 진출한 분야에서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사례는 없다. 지나치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다보니 이익률이 낮은 점도 리스크다.

◇ “숨고르기 중..해외 진출로 제2도약” 

하지만 레이 회장은 여전히 자신감이 넘친다. 샤오미가 단기간 급성장해온 만큼 이제 숨고르기 구간에 진입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샤오미가 그동안 쌓아온 각종 기술을 포함해 앞으로 1년 안에 완전히 새로운 샤오미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우선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새판짜기에 나섰다. 주요 전략은 마케팅 방식의 변화와 해외시장 진출이다. 

샤오미는 오프라인 판매 확대를 위해 샤오미즈자(小米之家·샤오미 오프라인 매장)를 대폭 확대하기 시작했다. 레이 회장은 현재 60개 안팎인 샤오미즈자 수를 3년 내에 10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통신사와의 협력에도 적극 나선다. 샤오미는 지난 6월 차이나유니콤과 손잡고 1만여개 대리점에 입점해 연간 15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간 특허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었던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샤오미는 최근 퀄컴과의 특허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측으로부터 약 1500건의 기술 특허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샤오미는 최근 인구 12억 시장인 인도에서 2개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폭스콘에 일임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샤오미의 야심과 달리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독창성 없이 표절 논란이 있는 제품들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특허 이슈 때문에 삼성과 애플의 텃밭인 미국 시장에서 샤오미가 기대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XML